▶ 한인상권 지도가 바뀌고 있다(2) 음식한류 중심 플러싱 먹자골목

플러싱 먹자골목 초입
편리한 교통 접근성 뛰어나 타민족 고객유입 지속증가
중국계 고객비율 늘며 중국계 큰손 관심 커져
상권 급성장하며 가파른 렌트 상승 등 부작용도
먹자골목 상권은 롱아일랜드 레일로드 머레이 힐 (Murray Hill)역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는 플러싱 149-150가와 루즈벨트 애비뉴 41애비뉴 사이의 5개 블럭을 지칭한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한식당들이 하나 둘 개점하며 2000년대 들어 한식당 밀집 지역을 형성한 이 지역은 현재는 맨하탄 32가 한인타운에 이은 뉴욕의 대표적인 한식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독자적인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상권 발달도 렌트 인상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한인 식당들의 생존 투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지역이다.
■K-푸드의 거점 역할 ‘톡톡’
먹자 골목내 업소 수는 총 54개. 이중 중국계 요식업소와 마사지업소, 델리 등 타인종 업소들을 제외한 한인 업소는 46개에 이른다. 한인 업소 중 21개는 식당으로, 커피숍과 델리, 정육점을 포함하면 총 25개로 절반을 넘어선다. 10년전 10여개 업소에 비하면 2배 이상 식당 수가 늘어난 것.
식당가의 중심에 LIRR역이 자리해 있어 편리한 교통의 수혜를 톡톡히 본 지역이기도 하다. K-푸드 한류 바람을 타고, 맨하탄과 롱아일랜드로부터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으로 인해 주말이면 거의 60~90%가 타민족 고객일 정도로 타민족 고객의 유입이 꾸준하다.
과거 토속 음식점과 일반 한식당으로 나뉘던 이들 요식 업소들은 이제 포장마차 스타일, 한식 바비큐 식당, 한국식 중화요리, 로바다야키 스타일의 한식당 등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됐다. 전문가들은 맨하탄 32가 한인타운에 버금갈 정도로 다양한 한식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한식 세계화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에 개점하거나 개점이 예정된 업소들도 커피 팩토리, 굽지, 새마을 포차, 뉴욕 설렁탕, 완도 횟집 등 모두 요식 업소들이다. 한편 유동인구가 늘면서 티켓 컨설팅 업체, 약국, 시니어 헬스 케어, 잡화, 화장품 업소 등이 연이어 개점하면서 최근 3-4년새 업종은 더욱 다각화 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타민족 중 중국계 고객이 70%…중국계 업소도 하나 둘
먹자골목내 한인 업소들을 찾는 전체 타민족 고객 중 중국계가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면서 중국계 큰손들과 주민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황선자 수라청 사장은 “최근 중국계 고객의 수가 70% 수준으로 7년 전 개점했을 때와 상황이 역전됐다”며 “과거 이 지역 건물들이 상당수 한인 소유였지만, 중국계 주민과 고객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인이 소유했던 150가와 41애비뉴 코너의 상용건물이 중국계에 팔리는 등 중국계 랜드로드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서탑 불고기’ 건물도 최근 그리스계에서 중국계로 건물주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식 음식점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옛 ‘옛날짜장(149-22 41st Ave)’자리에는 중국계 레스토랑이 19일 개점했다. 조선족이 운영하는 중국 심양 음식 전문점, 서탑 불고기측은 “플러싱에 개점하는 첫 심양 불고기 전문 업소지만, 이 지역 고객의 상당수가 중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과감하게 이 지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3-4년 전 90%의 랜드로드들이 한인이었던데 비해 중국인들이 이 지역 건물 구입에 관심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며 “인기 지역이 되면서 식당이 어느정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도 꼼꼼히 체크하는 등 건물주들이 테넌트를 들일 때도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권 급성장에 따른 렌트 부작용도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먹자골목 상권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 지역의 렌트도 크게 뛰고 있다. 현재 1층 렌트는 스퀘어피트당 50달러 내외로 3년전 30달러선에 비하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08년 리스 계약을 체결, 현재 4,000달러의 렌트를 내고 있는 업소가 있는가 하면, 두배를 내고도 훨씬 작은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 등 계약 기간에 따라 렌트도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실제로 150가 루즈벨트 선상에 지상 3층, 지하 1층의 한인 소유 커머셜 빌딩이 내년 봄 완공될 예정이며 150가 41애비뉴에 중국계 소유의 5층짜리 커머셜 빌딩이 공사 중에 있다. 유동인구가 더욱 늘어나면서 상권도 더욱 발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도 크다. 리스 재계약에 실패하거나 곤란을 겪으면서. 식당 명맥 유지가 불확실해진 업소들도 늘고 있다. 한 한인 업주는 “먹자 골목이라는 이름값으로 고객이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이에 비해 렌트 부담이 턱없이 커졌다”며 “먹자 골목의 기반을 닦았던 업소들이 이제는 이전 자리를 알아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993년부터 20년 이상 이 곳에서 운영됐던 ‘민속 식당’은 지난해 베이사이드로 이전했다. 그레잇 오션 리얼티의 진애연 씨는 “5년 전만 해도 노던 블러버드 선상보다 저렴한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교통이 편리하고 상권이 발달해 주변에 부동산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렌트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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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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