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강경 반이민 정책을 강조하면서 이민사회가 불안하다. 백인 유권자들의 반이민 정서를 부추겨 선거에서 승리한 트럼프는 당선 이후에도 서류미비자 추방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중범전력 서류미비자 300만명을 우선적으로 추방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청소년이민 추방유예(DACA) 행정명령도 당장 폐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사회 곳곳에서는 이미 이민자 혐오범죄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인도적 가치와 사회적 관용을 저버린 야만의 시대가 올까 두렵다.
모든 서류미비자들에게 ‘트럼프 시대’는 공포의 시대이지만 그중 우리가 안타까운 것은 드리머들이다. 어린 나이에 부모 손잡고 미국 땅에 와서, 이곳에서 자라고 이곳에서 교육받은 100% 미국의 젊은이들이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살아본 적도 없는 이들 서류미비 청년에게 합법적으로 살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데는 대다수 국민들과 연방의원들이 합의했었다.
그럼에도 관련 드림법안이 연방의회 통과에 실패하자 지난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이들의 추방을 유예한 것이 DACA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장 불안한 집단이 바로 100만 명에 달하는 DACA 수혜 드리머들이다. 이 중에는 한인 청년들도 다수 포함된다.
드리머들의 불안에는 두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30 전후 이들 젊은이의 삶이 송두리 채 뽑히리라는 심리적 불안이다. 당장 한인 청년들만 생각해봐도 한국어도 서툰 이들이 무작정 한국으로 추방된다면 그 충격이 얼마나 크겠는가.
둘째는 이민당국의 추적이라는 현실적 불안이다. 추방유예 신청을 하면서 드리머들은 그 자신의 생년월일, 학교, 주소, 건강 정보뿐 아니라 서류미비자인 부모와 형제의 정보까지 모두 기록했다. 이민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온 가족을 찾아내 추방할 수 있다는 불안에서 헤어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의 초강경 반이민 정책에 LA 등 대도시들, LA 통합교육구 등 교육구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뉴욕,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등 200여 도시들은 ‘서류미비자 보호도시’를 내세우며 연방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무조건 협조하지는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민사회가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하겠다.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돌풍 앞에서 드리머들만이라도 지킬 수 있도록 이민사회가 힘을 합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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