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전략포럼, 제품 하나에만 기대면 후발 주자 추격 당해
“한국 업체들의 배터리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배터리 업체보다 그것을 사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만들어 파는 업체가 높고 ESS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는 더 높습니다.”서울경제신문이 23일 개최한 ‘제6차 에너지 전략포럼’의 주제발표자로 나선 홍인관 코캄 총괄이사는 “(에너지 신산업)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우리는 어떻게 수출을 하는지 현실적인 얘기를 해야겠다”고 운을 뗀 뒤 이같이 밝혔다.
홍 이사는 한국 리튬배터리 제조와 설비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 코캄의 경영을 이끌고 있다. 코캄은 중소기업이지만 지난해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내비건트리서치가 LG화학과 삼성SDI, 중국 BYD와 함께 세계 4대 배터리 제조사로 선정할 만큼 기술력을 갖춘 회사다. 그럼에도 홍 이사는 “배터리는 에너지 신산업에 쓰이는 장치의 일부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세계 에너지 신산업 시장에서 한 제품에만 기대면 후발 주자의 추격으로 경쟁이 심화돼 수익이 하락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배터리를 파는 기업 위에는 그 부품으로 ESS나 전력변환장치(PCS)를 만드는 기업이 있고, 다시 그 위에는 이 모든 것을 통합하는 솔루션 체계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면서 “배터리 판매의 영업이익률이 1~2%라면 그 위는 15%, 또 그 위는 이익을 30% 남기는 것이 시장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홍 이사는 세계 최고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예로 들며 “테슬라는 궁극적으로 세계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장악해 수익을 올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에너지 신산업은 제품뿐만 아니라 전력 계통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도 잘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못지않게 전문가들이 강조한 것은 ‘금융’이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정태용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에너지 신산업은 많은 돈이 들어가는 장치 산업”이라며 “결국 금융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홍 이사 역시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추진한 10억달러 규모의 ESS 사업과 영국에서 추진된 3,000만달러 규모의 사업에 참여가 결정된 업체 가운데 제조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며 “모두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돈을 끌어와 제조업체를 참여시켜 이익을 남기는 업체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에너지 신산업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심이 돼 금융조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너지 신산업은 공공이 이용하는 ‘전력’을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사업에 대한 보증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온실개스를 줄이는 에너지 신산업을 수출할 때 정부가 수출보험을 우대해주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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