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자베스 홈스 테라노스 CEO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혈액진단 스타트업 테라노스에 거액을 투자한 유명인사들이 낭패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테라노스는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펀딩을 추진하면서 모두 6억3천200만 달러(약 7천400억원)를 조달했고 이중 상당부분을 통상적인 벤처 캐피털이 아닌, 재계 유명인사들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과 가족 경영 회사인 콕스 엔터프라이즈가 각각 1억 달러(약 1천200억원)를 출자했고 대형 건설회사인 벡텔을 이끄는 라일리 벡텔 최고경영자(CEO)도 개인 투자자 중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테라노스와 같은 스타트업이 재계 유명인사들로부터 사적인 투자를 끌어낸 것은 드문 사례다. 테라노스의 초기 투자자들 가운데 일부는 주당 15센트를 지불했으나 2014∼2015년 기간의 투자자들은 주당 17달러를 낸 것으로 서류상에 기록돼 있다.
소식통들은 테라노스가 리얼 타임 큐어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던 초기에는 주로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털로부터 출자를 받았으나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을 포함한 명망가들로 이사회를 채우면서 부자들을 상대로 한 펀딩으로 선회했다고 전했다.
머독과 같은 유명인사들, 미국 최대의 약국 체인인 월그린 같은 주요 투자자들은 테라노스 본사의 시설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문제는 WSJ이 이 회사가 자랑하는 신기술의 유효성에 의혹을 제기한 이후 이 회사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테라노스가 끝내 이런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개인과 법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돈을 날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테라노스는 WSJ의 보도를 계기로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고 일약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창업주 엘리자베스 홈스는 투자자들을 그릇된 길로 이끈 혐의로 검찰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서 민·형사상 조사를 받는 처지다.
테라노스에 1억4천만 달러를 투자한 월그린은 지난 6월 이 회사와의 제휴를 단절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테라노스가 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지난 28일에는 로버트슨 스티븐스의 공동창업자인 로버트 콜먼도 테라노스가 펀딩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테라노스가 제소를 당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3번째다.
테라노스에 출자했던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홈스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업무에서 손을 뗐고 혈액진단 기술의 변화를 모색하려 했던 시도는 온갖 난관에 부딪힌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테라노스가 도산하기라도 한다면 출자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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