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업주들, 조닝개정법안 시의회 통과에 울분 가득
▶ 시 환경개선 기대에도 한인 리커스토어들 피해 예상
볼티모어시를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조닝개정 법안(일명 ‘트렌스폼 볼티모어’ 법안)이 5일 시의회를 통과했다. 법안이 의회에 상정된 지 4년 1개월 만이다. 이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볼티모어시에서는 환경개선 등에 있어 다양한 발전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시의 발전을 위한 피해는 지난 수십년간 볼티모어에서 살아온 피땀으로 일터를 일구며 살아온 한인 리커스토어 업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5일 시청에서 열린 마지막 본회의에는 40여명의 한인 업주들이 투표 결과를 보기 위해 참석했다. 이날 시의원들은 조닝개정법안을 토론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법안이 통과되자 한인들 사이에서는 “이건 말도 안 된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인들은 “볼티모어시가 공산당도 아니고 어떻게 개인 재산을 포기시키는 이런 부당한 법이 통과될 수 있냐”며 공분했다.
한 여성업주는 “다른 한인 업주들은 왜 이 자리에 안 나온 것이냐? 그 사람들은 가게가 없어져도 상관없다는 것이냐”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한인 업주들이 봉착한 위기 앞에 한인단체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메릴랜드 식품주류협회 김재만 부회장은 말없이 본회의장을 떠났다. 코앰팩 장일순 회장은 “고소 진행 절차를 변호사와 상의하겠다”며 임원들과 함께 변호사와 미팅장소로 발길을 돌렸다. 법안 상정 당시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앞장섰다가 해체한 비상대책위원회 최광희 위원장의 모습은 본회의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작은 리커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는 노년의 여성 업주는 “남편이 3년 전에 중풍으로 쓰러져 혼자 어렵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답답한 심정에 오늘 투표장에 나오게 됐다”면서 “가게를 팔아 노후자금 쓰려 했는데 재산이 날아갔으니 이제 어떡하면 좋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12년간 리커스토어를 운영해왔다는 한 한인업주는 “이렇게 말 한마디 못하고 끝나니까 너무 답답하다. 결국 내가 미국에 살면서 일궈온 재산이 모두 다 날아가게 생겼다”며 “한국사람들이 단합하지 못하니까 이렇게 당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예전에도 비대위와 MD주류협회가 분열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속이 상했다”며 “이제는 제발 단합해서 가능한 해법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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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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