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찬 겨울로 접어들면서 부쩍 어수선해진 미국과 한국의 정국 탓에 몸도, 마음도 우울한 세모다. 반이민 공약을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는 이민사회를 움츠러들게 하고 ‘탄핵’과 ‘촛불’로 들끓는 한국의 혼란은 가뜩이나 트럼프시대의 예측불허 경제에 불안한 타운 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춥고, 무기력하고, 삭막해지기 쉽다.
분열과 갈등, 실망과 두려움으로 어지러운 중에서도 12월은 그러나, 정신없이 달려온 한 해를 돌아보면서 잊고 지내온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지난주 발표된 금년 ‘기빙 튜즈데이’의 기부액은 전년도보다 훨씬 늘어 1억6,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중 최대 쇼핑기간인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의 상업주의에서 벗어나 주변을 돌아보며 나누고 기부하자는 취지에서 2012년부터 시작된 캠페인이 ‘기부하는 화요일, Giving Tuesday’다. 대기업의 수백만 달러에서 개인의 몇 달러, 식품과 의류, 재능과 시간 등 기부의 형태는 다양하다. 금년엔 참가국도 98개로 늘어났다.
기부 관계자들은 “누군가를 돕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말한다. 각박한 시대에도 세상이 아직은 살만한 곳이라고 일깨워주는 선의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숨어있다는 증거다.
한인사회에도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곳은 많다. 지난가을 카혼패스 산불로 삶터를 잃었던 한인들은 바람 부는 벌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이민강경책에 다시 음지로 숨어들며 불안에 떠는 서류미비자 이민가정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 서온 민족학교의 기금모금 캠페인도 우리가 관심을 보내야할 곳이다.
남을 돕는 ‘자선’은 넉넉해야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 어려운 한 사람에게 따뜻한 연말을 선사하고, 주고받은 사람이 함께 느끼는 기쁨의 기적을 이번 연말에는 모두가 체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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