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승리로 끝난 대선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캠페인 기간 내내 이민사회와 무슬림에 대해 불편한 감정과 편견을 드러내 온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 된 이후 미 전역 곳곳에서 증오범죄 증가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침 신문에 증오범죄 관련 소식이 빠지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다.
지난 10일에는 부에나팍 소재 한인교회에서 외벽에 나치 문양과 함께 독일어로 적힌 낙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 중이다. 또 터스틴 소재 무슬림 사원에 테러 위협을 했던 남성이 체포되는 등 인종과 종교를 이유로 한 증오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증오범죄는 대선캠페인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뚜렷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2015년 증오범죄는 전국적으로 7%, 캘리포니아에서는 10% 이상 늘었다.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범죄 증가가 가장 두드러져 이런 추세가 트럼프의 캠페인과 무관하지 않음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미국사회를 분열시키는 증오범죄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다면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부터 자신이 뿌려 놓은 증오의 씨앗을 거두고 갈등의 불씨를 없애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결자해지’의 자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관점에서 시급한 것은 지방정부와 사법당국의 강력한 단속이다. 다행히 LA경찰국은 날로 기승을 부리는 증오범죄에 강력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증오범죄의 징후를 찾아내기 위해 수백만건에 달하는 트윗의 패턴을 분석하고 언더커버 경찰관들까지 단속에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증오범죄 척결을 위해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다. 경찰에 따르면 수많은 증오범죄 피해자들이 언어 문제 때문에 신고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증오범죄 집계는 실제보다 훨씬 낮게 잡히고 있다.
경찰은 증오범죄가 아닌, 단순 괴롭힘이더라도 빠짐없이 신고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증오는 이런 작은 행위들로부터 시작해 점차 일상화되기 때문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당국을 움직이게 하는 첫걸음은 피해자들이 주저함 없이 경찰서 문을 두드리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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