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은 먼데, 기름이 떨어졌다. 100세 장수의 축복이 가난한 노인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가진 것이 집하나 뿐인 빈곤 노인들. 다행히 거기에 리버스 모기지(reverse mortgage)가 있다.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미리 빼 쓰는 방식이다.
비유를 하자면, 우선 자동차를 담보로 기름을 사서 넣고, 인생의 여행을 마치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동안 타고 왔던 자동차를 기름 값 대 준 사람에게 줘버리는 계약이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그렇다. 은행 돈으로 먼저 생활을 한 뒤, 나중에, 예를 들어서 내가 죽고 나면, 은행이 내 집을 갖고 가는 식이다.
소득이나 신용점수가 크게 높지 않아도 62세만 넘으면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이사 나갈 필요 없이, 그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 코압이나 상가 건물은 되지 않으며, 담보 인정 비율(loan to value)은 50% 정도인데, 첫 12개월에는 계약액의 60%만 쓸 수 있다. 모기지 특성상 나이가 많을수록 융자액도 많아진다. 정산후 집의 남는 가치는 자녀들에게 상속된다.
이렇게 리버스 모기지는 분명히 노인 빈곤의 해결책이다. 그러나 신중하여야 한다. 모든 모기지 대출이 그렇지만, 판단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의 리버스 모기지는 더 그렇다. 몇 가지만 정리를 하면, 우선 보증보험료와 이자비용이 일반 대출보다 비싸다. 나중에 남은 재산의 가치(equity)가 생각보다 적어서 실망할 수도 있다. 이자는 실제로 내는 것이 아닌 한, 세금공제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메디케이드나 SSI 혜택을 잃어버릴 수 있다.
과대광고도 문제다. 리버스 모기지는 세금보고할 때 소득으로 잡히지 않는다고들 광고하는데, 세상에 은행 대출금에 세금 매기는 나라는 없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것은 연금 소득이 아니다. 은행 대출이다. 지난 주, 3개 리버스 모기지 회사가 "살아 있는 동안 집을 뺏기지 않는다. 영원히 살아도 된다."는 등의 허위 광고로 79만 달러의 벌금에 처해졌다.
정부에게는 훌륭한 정책이고, 금융기관에게는 고수익 상품일지 모르지만, 개개인 입장에서는 리버스 모기지를 얻는 것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리버스 모기지는 인생의 마지막 배팅이다. 경험이 많은 양심적인 전문가, 그리고 반드시 자녀들과 상의를 먼저 하기 바란다. 리버스 모기지는 분명히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보약이 독약 될 수 있다는 것도 꼭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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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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