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은행들 규제·감축 추세와 대조적
비즈니스·창업 대출 다룰 인력 없어
한인은행들의 부동산 편중 대출이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나타나 대출(영업)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 증대와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주류 은행들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줄이고 있지만 한인은행들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특히 하이텍이나 디지털 분야 등 4차 산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한인들 경우, 이들 분야에 대한 대출전문가가 있는 한인은행을 찾을 수 없어 주류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70개 은행과 미국 내 해외 은행 지점 23개 등 모두 93개 은행의 시니어 론 오피서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33.3%가 지난해 4분기 상업용부동산(CRE)을 포함, 부동산 담보대출 요건을 강화했다고 답했다. 전체의 25%는 지난 3개월간 건축 또는 토지 개발 론의 대출 심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동산 담보대출 심사강화는 전반적으로 부동산 담보대출의 감소로 이어졌다. 주류 은행권의 이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한인은행들은 지난해 4분기는 물론,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부동산 담보대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뉴욕일원에서 영업 중인 9개 한인은행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지난해 말 비농업 및 비거주 부동산 담보대출 총액은 104억8,159만1,0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8% 증가했다. <표 참조>
부동산 대출 편식 현상을 보여주는 증거로 지난해 말 기준 9개 한인은행의 대출 총액 157억2,461만달러 가운데 부동산 대출이 차지한 비중은 66.7%에 달해 (중소)기업대출 비중 15.3%를 압도했다.
은행별 부동산 대출 비중은 KEB하나(90.6%)와 노아(80%), 뱅크오브호프(70.5%), 뉴밀레니엄(69%), 우리(67.3%), 태평양(62.4%), 신한(56.1%), 뉴뱅크(43.8%), 메트로시티(36.6%) 순이었다.
다만 기업대출 총액은 240만8,112달러로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특히 우리와 태평양, 뉴뱅크, 신한은행의 전년대비 기업대출 총액은 각각 29,1%, 27,5%, 26.1%, 15.7% 늘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FRB 조사에 따르면 주류 은행들은 부동산 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했지만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된 태도는 완화했다. 대부분 은행들이 지난해 말 3개월 간 중소기업 대출 기준을 강화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11.6%는 크레딧 라인의 최대치를 확대했으며 8.7%는 계약 조건을 완화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한 한인은행의 부행장은 “한인은행의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편중현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며 “부동산 담보가 아닌 비즈니스 대출이나 자산담보 대출 등은 아예 접근을 회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한인 은행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특정 비즈니스의 특성을 파악하면서 현금 흐름과 재고, 매출 전망과 미수금(AR) 등 전반적인 리스크를 분석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춘 인재나 관련 팀이 한인은행권에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결국은 투자가 필요한 부분인데 은행도 부동산 대출이나 SBA 론 등으로 손쉽게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체질개선을 통한 조속한 대출(영업)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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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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