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지능(EQ)이란 간단히 말하면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고, 주위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이 짧은 정의 중에서 감성지능을 가장 잘 표현하는 핵심 단어는 “조절”이다.
지금 지구촌 사람들은 매일, 매시간 조절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끔찍한 사건에 직접 간접으로 노출되어 살고 있다. 분노와 증오를 조절하지 못해 총으로 살상하는 비극, 우울증과 절망을 조절하지 못해 약물중독이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길을 택하는 사람들의 비극이 이제는 먼데서 가끔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가까운 데서 자주 일어나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들 중에는 기쁨, 행복, 연민, 사랑, 희망과 같은 긍정적 감정이 우세한 사람들이 있고, 반대로 슬픔, 절망, 질투, 증오,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면, 한쪽에는 대체로 명랑하고 상냥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들이 있고, 반대쪽에는 불평불만이 많고 화를 잘 내고 약자를 괴롭히려는 성향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이 두개의 상반된 성향은 선천적으로 타고났기에, 후천적으로 개선될 수 없는 일종의 운명일까? 다행이도 감성지능을 연구한 학자들의 대답은 “아니다” 이다. 긍정적 감정, 부정적 감정 모두 후천적인 교육을 통해서 이해와 조절, 대처 능력을 배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단 이런 변화를 이루는 데에는 반드시 따라야 할 조건이 있다. 감성지능 훈련은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성인이 된 후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자란 사람을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성숙한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며칠 전 어느 대기업에서 중견간부로 일하는 인사로 부터 들은 얘기이다. 자기 회사에서 매년 채용하는 사원들은 거의 모두 미국의 명문대 출신으로 전문분야 실력 면에서 등급을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한다. 출신 대학은 달라도 모두 실력 면에서 동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간부의 눈에는 3년, 5년 또는 10년 후 이들 인재들의 커리어가 어떻게 발전했을지 대강 보인다고 했다. 긍정적인 태도, 책임감, 리더십, 팀워크 능력을 갖춘 사원들과, 반대로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불만에 차있고, 팀워크를 못하는 사원들의 장래는 아마 반대 방향으로 진전이 되리라는 짐작이다.
사람의 뇌 속에는 지적지능((IQ)과 감성지능을 관장하는 부분이 따로 있어서, 두 지능 사이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다고 한다. 가끔 수재로 유명했던 사람들이 반사회적이거나 범법 행동으로 사회를 놀라게 하는 경우, 반대로 성적은 특출하지 못했지만 사회에 나와서 성공한 지도자 자리에 오르는 예가 이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자녀가 장래에 만족한 삶을 살면서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공익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면 부모는 아이의 지적지능 향상에 쏟는 만큼, 감정지능 향상에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자녀가 어떤 아이들과 어떻게 노는지, 외톨이는 아닌지, 적극적인지 소극적인지, 교사와의 관계는 어떤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적절한 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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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진 / 교육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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