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핫 이슈] ‘제보 조작’ 사과했으나 정치적 책임지는 방안 제시 못해
▶ “文정부 지지율 하락 때 대안 가능성” vs “기댈 언덕으로 부상 어려워”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민의당의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채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으로 대선후보를 지낸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 입문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어떻게 될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과연 늪에서 빠져나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면 소용돌이에 휘말려 재기가 불가능하게 될까? 안 전 대표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보 조작에 대해 사과하면서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내게 있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그의 정치적 진로를 둘러싸고 여러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저를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심적 고통을 느꼈을 당사자에게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은 앞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제보 조작 사실을 공개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6일 만이어서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제보를 조작한 이유미씨와 상의했던 이준서 전 최고위원까지 이날 구속되자 안 전 대표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대선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모든 짐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낮은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으나 책임지는 방안 등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계속해 “진정성이 부족한 사과”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안 전 대표는 ‘정계 은퇴도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제가 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말 깊이 고민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계 은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으나 이 같은 책임을 지기 위해 던질 수 있는 정치적 자리가 없다. 과거 당 대표를 맡았을 때는 선거 패배 등에 책임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한 적이 있으나 지난 대선 출마를 앞두고 국회의원직 사표까지 제출해 지금은 던질 수 있는 당직이나 의원직이 없다. 평당원일 뿐이어서 책임지려면 정계 은퇴밖에 없으나 차기 대선 재도전 의지를 갖고 있는 안 전 대표는 정계 은퇴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다른 궁금증에 대해서도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고 ‘안개 화법’으로 대신했다. 그는 ‘제보 조작 가능성을 의심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엔 “(5월5일 제보 조작 발표) 기자회견 당시에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내가) 뚜벅이 유세 중 이었다”며 “그땐 거의 24시간 제 주위에 붙어 인터넷 생중계가 됐기 때문에 그것을 보신 모든 국민들은 다 아실 것”이라고 에둘러서 ‘결백’을 주장했다. 또 ‘검찰에서 참고인 신분이라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응하겠느냐’는 물음엔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만 답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채이배 의원은 “안 전 대표가 구체적인 이후 행보를 당에 얘기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안 전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자신의 실력과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낙선을 아쉽게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지 않다”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더라도 안 전 대표가 국민들이 기댈 언덕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다만 안 전 대표가 은퇴에 가까울 정도로 정치권에서 상당 기간 잊혀진 존재가 되고 그 사이에 실력과 내공을 쌓는다면 마지막 기회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현재 안 전 대표가 최대 시련기를 겪고 있지만 지난 대선 때 거대 양당 구조에 염증을 느끼고 안 전 대표를 찍어준 21.4%의 유권자 기대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만일 문재인정부의 지지율이 하락한다면 안 전 대표가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김 교수는 “안 전 대표가 다시 부상하려면 자숙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제3의 길을 잘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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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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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아무나 하는것이 아닌데, 처음부터 끼여드는것이 아니었는데,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 갈잎을 먹으면 죽는다고, 하였거늘. 사람은 자기가 물러설때를 아는것도 중요하건만. ㅉㅉㅉ.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