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탄핵 될까요?’ ‘지금 하는 걸 봐선 오래 못 버틸 것 같은데요.’ ‘그래도 탄핵이야 되겠어요? 트럼프도 만만치 않은데.”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한인들 사이에서도 화젯거리다.
취임 6개월 만에 그의 지지율은 36%로 역대 대통령 중 최저를 기록한데다가 러시아의 선거개입 여부, 그리고 사법방해에 대한 특별조사도 진행 중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탄핵에 대한 찬성과 반대 여론이 42%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에는 민주당 브래드 셔먼 의원이 탄핵 발의안을 하원에 제출하였다. 불과 몇 달 전 한국 대통령의 탄핵과정을 지켜보았던 한인들로서는 미국 대통령의 탄핵 여부에 관심이 큰 것이 당연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왜 그런가?
우선 주류 언론들의 날선 비판과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은 별다른 흔들림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바마 케어 폐지 등 일부 공약에서는 지지부진한 면도 있지만 불법체류자 퇴출, 일자리 창출,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의 핵심 공약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취임 후 반년동안 불법체류자 체포는 5만명에 달해 역대 최고이고 국경 밀입국자 수도 지난 17년간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캐리어 등 미국 내 주요기업의 해외이전 계획을 취소시키는가 하면 한국 등 외국의 기업엔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릴 것을 종용하고 나아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모두 트럼프 지지층인 러스트 벨트 지역의 블루컬러 백인들이 환호하는 정책들이다.
더구나 미국의 경제는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취임 후 6개월 동안 주식가치는 17%나 급등하였고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수치에 논란이 있기는 하나 신규 고용은 86만 3,000개에 달하고 실업률은 꾸준히 하락하여 올 5월 기준 4.3%로 실질적인 완전고용 상태로 들어가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봐도 미국의 경제는 좋다. 물론 전임 오바마 정부의 노력이 큰 요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운 좋게도 그 과실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경제가 잘 돌아가는 한 대다수 미국인들은 트럼프의 탄핵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현 정치구도와 상황 역시 트럼프에 유리하다. 대통령이 탄핵되려면 하원에서 정족수의 과반수, 상원에서는 정족수의 2/3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하는데 현재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민주당은 아직도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는 탄핵을 주도할만한 리더십도 약하고 셔먼 의원의 탄핵 발의안도 민주당론이 아닌 의원 개인에 의한 것이다.
트럼프는 클린턴보다도 적은 47.5%의 득표율로 당선 되었으며 모든 미국인을 대변하겠다는 의지도 없어 보인다. 그의 정치 스타일은 적과 아군을 분명히 구분한 후 적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음으로써 아군을 똘똘 뭉치게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주류 언론의 거센 비판에 트위터 메시지를 날리며 직접 맞서고 있는 트럼프다. 현재 지지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지 않는 한 트럼프는 개의치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할 것이다.
결국 트럼프가 탄핵되려면 상하원 모두에서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이 있어야 하는데 그가 위법을 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거나 내년 11월에 있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가 자신들의 당선에 손해가 된다는 확신이 있을 때에나 가능할 것이다. 경제가 갑작스레 침체기로 들어서거나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는 시나리오도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에서 가장 기이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고 아직은 트럼프의 탄핵이 그의 반대파들의 희망적인 기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좋든 싫든 트럼프는 임기 내에 백악관 주인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이며 한미관계나 대북정책도 이러한 현실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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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욱 / 스탠포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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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보내요. 욕해도 백인들은 대부분 트럼프 지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