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동북아 군사 허브로서의 한반도
써니 리/ 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미 국방부는 2010년에 발표한 ‘4개년 국방검토 보고서’(QDR)에서 주한미군은 ‘전진배치’(forward-deployed)에서 가족을 동반하는 ‘전진주둔’(forward-stationed)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평택기지 이전을 통한 기동성 확보를 강조했다. 가족동반 근무제가 완전히 시행되면 한국에서 전 세계의 비상사태 지역으로 차출할 수 있는 ‘군 병력의 풀’(pool)이 확대될 수 있기에 한반도가 동북아뿐 아니라 전 세계의 군사전략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북아 군사 허브 역할을 하게 될 평택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의도 면적의 5.5배인 이곳에 새로 건설되는 건물은 총 513개 동으로 주한 미군 1만3,000명을 비롯해 그 가족과 군무원 등 총 4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더욱이 인근 오산 미 공군기지와 평택 2함대를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기지로, 유사시 신속 대응군이 즉각 출동하는 전초기지 역할도 하게 된다.
기지 내에 설치된 철도 차량 기지는 유사시 부산 등으로 도착하는 대규모 증원 병력과 물자 장비를 신속하게 집결시킬 수 있다. 전쟁 발발 시에는 한국 내 미국인을 한반도 밖으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 작전(NEO)’을 펴기에도 훨씬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 해외기지로서 육, 해, 공을 통합한 동북아 군사허브가 된 캠프 험프리스는 한반도 방위를 넘어 동북아 군사허브이자 세계 최대 대 중국 전초기지로 재탄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주한미군의 주 전력인 지상군을 관할하는 8군 사령부의 이전은 한반도 작전을 책임지는 전투 허브기지로의 재편을 의미하기도 한다. 평택기지와 대구ㆍ부산의 군사지원기지로 전국 91곳에 흩어졌던 미군 기지들이 통합될 예정이기 때문에 평택기지는 일본 오키나와 기지처럼 육해공군 통합기지로 운영될 수 있다.
무엇보다 캠프 험프리스 시대의 최대 수혜는 한국의 군 역량 강화다. 토머스 밴달 미8군 사령관은 화력여단은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대 화력전의 필수전력이라며 한국 육군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210화력여단도 평택기지로 이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군으로서는 최전방 수호를 위한 대응화력 역량의 증강은 물론 첨단무기 체계의 핵심인 지휘ㆍ통제ㆍ통신ㆍ컴퓨터 정보체계(C4ISR) 운용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조기환수를 고려하고 있다면 숙고해봐야 할 부분이다.
캠프 험프리스는 중국과의 안보지형에도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은 2004년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아시아 주둔 미군의 기능을 중국 봉쇄를 위한 첨병 역할로 발전시켜 왔다. 미군이 주둔하는 한 중국 함대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할 수 있기에 평택기지는 세계 최대의 대 중국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만일 평택기지에 사드가 설치될 경우 중국의 핵심 군사시설과 미사일 탐지는 더욱 용이해진다. 이로써 동북아 군사 허브로서 한반도의 군사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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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 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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