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중근 의사 붓글씨, 정약용 목민심서 등 순교·사회참여 담겨

왼쪽부터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십자가, 안중근의 유묵, 회화 성모자상(장우성 작)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조명하는 특별전이 다음 달 9일부터 ‘가톨릭의 심장’ 바티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을 주제로 바티칸 박물관에서 두 달간 진행된다. 바티칸에서 한국 관련 특별전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이번 특별전은 한국 천주교회가 겪은 순교의 역사와 사회 참여적 면모를 집대성했다.
교회사를 넘어 한국의 역사를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에 맞게 서울특별시와 주 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이 지원하고, 서울역사박물관이 공동주관하는 형태로 마련됐다.
전시 유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안중근 의사의 유묵(遺墨) ‘경천’(敬天)이다. ‘경천’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이듬해인 1910년 3월 뤼순 형무소에서 사형집행을 앞두고 일본인의 부탁을 받아 쓴 붓글씨다. ‘大韓國人 安重根’(대한국인 안중근)이란 글씨 옆에 손도장이 찍혀 있다.
아울러 ‘기해병오 치명 증언록’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체포를 계기로 일어난 병오박해(丙午·1846년) 등을 목격한 증언자들이 순교자 16인에 대해 증언한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 다산(茶山) 정약용이 군정의 문란을 비판한 시 ‘애절양’이 수록된 ‘목민심서’와 그의 무덤에서 발견된 십자가도 전시된다. 천주교 신자였던 정약용은 조선의 첫 순교자인 윤지충(1759∼1791·세례명 바오로)의 고종사촌이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내달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개막 미사를 집전하며 전시회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이날은 1831년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이 조선대목구 설정 소칙서를 반포한 날이기도 하다.
또 서울대교구는 이번 전시를 기념해 내달 초 아시아 15개국 청소년을 국내로 초청, ‘서울 속 천주교 순례길’을 걸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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