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인우월주의 유혈 사태 관련 “좌우파 모두 잘못있다” 주장
▶ CEO들, 경제 자문단 줄사퇴... 공화,민주 불구 정치권도 격앙

트럼프 대통령의 양비론 발언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가운데 16일 백인우월주의자가 몰던 차에 치여 사망한 헤더 헤이어의 장례식이 버지니아주 샬럿츠빌에서 열렸다. 이날 헤이어의 모친인 수잔 브로는 “그들은 내딸의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 딸을 죽였지만 딸의 죽음은 정의를 향한 움직임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1,000여명의 추모객들이 모인 가운데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다.[AP]
극우단체 "트럼프, 용기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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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편에서 나타난 증오와 폭력을 규탄한다"(12일) → "비난 대상에는 극단주의 단체들이 포함된다"(13일)→"인종주의는 악이다"(14일) → "두 편에 다 책임이 있다"(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를 두고 '오락가락' 발언을 하면서 전국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의 책임을 백인우월주의자에게 분명하게 따지지 않았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자 이틀 만에 '백기'를 들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튿날 다시 인종차별 세력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직을 맡았던 주요 기업 CEO(전문경영인)들의 사퇴가 계속되고 있고, 공화당 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격앙된 어조로 "한 이야기(폭력사태)를 놓고 두편이 있다"며 양비론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안우파'를 공격한 '대안좌파'를 어떤가. 그들은 죄가 없는가"라고 반문한 뒤 "(나는 그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끔찍하고 끔찍한 날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은 인프라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원고에 없던 답변을 마치 작심한 듯 쏟아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의 발언을 옆에서 지켜보던 참모들의 표정에도 당혹감이 역력했다고 CNN은 전했다.
극우진영에서는 곧바로 환영 메시지가 나왔다.
대표적인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쿠클럭스클랜) 대표를 지낸 데이비드 듀크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직하고 용기 있게 '샬러츠빌 사태'의 진실을 말하고 좌파 테러리스트들을 비판한 것에 감사했다.
수습되는 듯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백인우월주의 묵인' 논란은 이날 그의 '반전' 발언으로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재계 반발부터 거세다. 그의 발언에 항의해 기업 CEO들의 경제자문단 탈퇴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속출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위스콘신)은 자신의 트위터에 "분명히 해야 한다. 백인우월주의는 역겹고 편견은 이 나라를 대표하는 모든 것과 반대한다. 도덕적 모호성은 안 된다"라고 썼다.
지난 6월 야구장에서 총격을 당했다가 재활 중인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루이지애나)는 "백인우월주의와 모든 형태의 증오를 물리쳐야 한다"고 트윗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데이비드 듀크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당신의 발언에 환호했다면, 당신은 아주 아주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위대하고 좋은 미국 대통령은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추구한다"고 꼬집었다.
조지 H.W 부시와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부자도 16일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미국은 언제나 인종 편견과 반 유대주의, 모든 형태의 증오를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샬러츠빌 사태와 관련해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맞불 시위를 벌인 양쪽에 모두 책임이 있다며 양비론을 제기한 이후 부시 전 대통령 부자의 이 같은 성명이 나왔다고 전했다.
부시 부자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독립선언문 핵심 문구를 인용하며 "우리는 이런 진실이 우리나라의 위대한 전통으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며 영원할 것이라는 점을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수 트럼프 지지자들은 물론 일부 보수 언론인들과 정치인들은 백인우월주의자들과 함께 트럼프의 발언을 지지하고 있다.
사태의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극우단체들의 공개적인 활동은 대담해지고 있다. 극우단체의 추가 시위가 잇따를 예정이어서 추가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CNN은 이번 주말 전국 주요 도시에서 극우단체들의 집회가 열린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집회는 '구글 행진(March on Google)'으로, 구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를 비롯해 워싱턴DC, 시애틀, 뉴욕, 보스턴 등 9개 도시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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