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개띠, 대학 77학번들이 내년이면 환갑이다. 그들은 한창 나이인 39살에 IMF 외환위기를 맞았고, 미국까지 와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43살에 9.11 테러, 50살에 세계금융위기를 맞고 휘청했다.
그래도 자녀들을 가르쳐서 번듯하게 결혼까지 시켰으니 부모 할 도리는 다했다. 그렇게 수많은 고비를 넘긴 그들에게 하나 더 남은 고비가 있다 - 자신의 은퇴 준비.
이번에 내 손님들 중에서 58년생만 따로, 작은 은퇴 세미나를 가졌다. 거기서 내가 깜짝 놀란 것은 노령연금에 대해서 생각보다 훨씬 많이들 알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서, 정상 은퇴연령은 66세하고도 8개월, 그래서 내년 환갑을 지나고도 6년 8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물론 62세부터 미리 받을 수 있지만 그러면 '만땅' 나이보다 30% 정도를 덜 받는다,
조기수령은 나중에 배우자 연금과 유족연금에도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연금액 자체가 줄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배우자 연금은 남편 기본연금의 50%인데, 자신의 연금과 남편의 연금을 비교해서 큰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등등 웬만한 내용들은 이미 알고들 있었다. 어디 그 뿐인가. 조정후 월평균 소득(AIME)은 가장 높은 과거 35년 동안의 조정후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당연히 세금보고를 안 한 기간은 제로(0) 소득이 되므로 평균에서 불리하다, 정상은퇴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기본연금액(PIA)은 세 구간으로 나눠서 계산하는데, AIME의 첫 885달러까지는 90%, 그 다음 5,336달러까지는 32%, 마지막으로 5,336달러 넘는 것은 15%로 차등 계산한다, 등등 숫자만 조금 헛갈려할 뿐, 이런 깊은 내용과 원리까지 아는 손님들도 많았다.
문제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적보험은 덜컥 가입하면서, 정작 국가에서 운영하는 소셜연금에는 1년에 기본 5,200달러(4점)에 대한 보험료(social security tax)만 내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는 것. 물론 어느 줄에 서야할지 냉정하게 판단해 봤는데, 시기적으로 도저히 위쪽으로는 힘들어서 아래쪽으로 가겠다든지, 소셜연금을 국가적 규모의 강제 다단계요, 합법적인 앵벌이 사업으로 보고, 결국엔 내가 죽기도 전에 연금이 먼저 바닥난다는 절대적인 확신이 있으면 몰라도, 나이가 충분하다면 우선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리 그 위에 무엇을 쌓은들, 와르르 무너지기 마련이다. 공부도 그렇고, 집을 짓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 오늘 바로 할 일은 사회보장국(www.ssa.gov) 웹싸이트에 가입하는 것. 그리고 그동안 내가 낸 보험료 중 빠진 것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오늘 다시 말하지만, 은퇴준비의 첫 단계는 소셜연금이다. 다른 보험이나 다른 연금 상품들은 그 다음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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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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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한 글이네요. 아직도 어떠사람들은 SSI와 Social security benefit를 구분하지 못하는 분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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