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 서울에서 유명 기업 회장 부부의 간접 접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분들이 하와이에 들렀을 때 관광안내를 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부인을 만났을 때, 그 전날 밤인지 나와 나이가 비슷한 그분의 큰 아들이 고급 일식집에서 융숭한 대접을 한 후 남자들에 대한 ‘한국식 접대’로 이어지게 하는 것을 거절한데 대한 설명 아닌 설명을 하게 되었다.
“제 아내에게 호강을 시켜주지는 못할망정 적어도 성도덕 면에서는 절대로 속을 썩이지 않는다는 결심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 부인은 ‘여자로서 그 이상의 행복이 있겠느냐’고 하며 쓸쓸한 표정을 지었던 것을 보면 그분의 남편도 남자들의 외도 관행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었다고 짐작되었었다.
한국의 고위층들은 성도덕에 있어서 아직까지 ‘남자는 바람을 피워도 된다’는 몰염치한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 법조계의 꽃이랄 수 있는 모 검찰총장은 혼외정사에 더해 아들까지 두었다는 사실을 부인과 딸 앞에서 가진 퇴임식장 연설에서 뻔뻔스럽게 부인했었다가 망신을 당했다.
또 어느 법무차관은 언론인을 포함한 여러 지도층 인사들과 호화빌라에서 섹스파티 행각을 했다가 발목이 잡혔었다. 어느 초대형 교회의 부자 목사들도 부도덕의 부전자전으로 신자들을 경악시키고도 뻔뻔스럽게 활동 중이니 더 말할 나위조차 없겠다.
그리고 삼성그룹의 전 회장 이건희의 불미스러운 성매수에 관한 몰카 비디오 공개도 소위 한국 엘리트들의 한심한 성도덕의 한 단면을 제공한다. 이건희가 집무실 말고도 자기 집 소파에 앉은 채 여자들과 거래를 하는 장면을 접한 부인 홍라희 여사의 심경이 얼마나 참혹했을까?
한국 최대의 재벌인데다가 세계부자들의 명단 200위 안쪽인 이건희 가문의 돈 규모는 나 같은 서민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삼성그룹은 도합 266억 달러를 소유하고 있어 아시아의 최고 부자다. 그리고 한국 국내 총생산량의 22%가 삼성의 몫이다.
그런 이건희가 2014년 5월에 심장마비를 겪은 후 삼성병원의 맨 위층 전용실에서 호흡은 하고 있지만 의식 불명 상태다. 홍라희 여사는 호암 아트센터 등 문화교육사업에 열과 공을 바쳤지만 아들 이재용이 박근혜에 대한 뇌물증여 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한 후부터 손을 뗀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밖에도 홍 여사의 고뇌는 한 둘이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마도 막내딸의 참척이 가장 괴롭지 않았을까 싶다. 좋아하던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이건희가 극구 반대하자 미국에 와서 자살을 했으니 그 엄마의 심경이 어떠했을까. 그리고 나머지 두 딸도 사업에는 성공했겠지만 결혼은 실패로 끝나 이혼한 상태이다.
5년형의 유죄판결을 받은 아들도 이혼남이니 이건희 부부 자녀들의 결혼생활은 실패의 연속이다.
삼성가의 불행은 돈에 관한 미국인들의 몇 명언들을 음미해보게 한다.
‘돈이 있는 곳에는 싸움이 있다’(유명한 흑인 콘트라 알토 가수 마리안 앤더슨) ‘100만 달러를 정직하게 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친 서민적인 민주당 대통령후보였던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부를 증식시키는 사람은 근심거리를 증식시킨다’(벤자민 프랭클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꼭 맞는다. 부부가 서로에게 충실하여 화평한 분위기를 조성할 때 아이들도 제대로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 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부 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정욕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침륜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성경 디모데전서 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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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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