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관광산업계 선두주자에서 하와이 호텔맨으로 은퇴하기까지
▶ 달리기를 통해 삶의 풍요로움을 더하며 지역사회와 소통
1993년 미주한인이민90주년기념사업의 대미는 이봉주 선수의 감격적인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이봉주 선수와 호놀룰루 마라톤과의 인연은 임순만(82) 한인체육회 고문이 있어 가능했다.
임 고문과 하와이와의 인연은 유신헌법 치하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이후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이민을 결심하면서 관광업이 발달한 하와이를 주목하면서부터이다. 1973년 4월 잘나가던 올림포스 호텔 지배인 자리를 마다하고 자신의 경력을 인정해 취업을 결정해 준 하와이로 이민왔다.
초창기 한국 관광산업계를 이끌었던 임 고문은 올림포스호텔 지배인으로서 카지노 개설은 물론 한국 관광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일에 깊게 관여했다. 그러나 한국을 떠나 해외 관광산업의 메카인 하와이에서 호텔 벨보이로 평생 일하며 자녀들을 뒷바라지한 임 고문은 와이키키 유명 호텔 벨보이로 한 우물을 파며 달리기와 테니스에 취미를 붙여 적적한 이민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 달리기와의 인연을 계기로 하와이 한인사회에 테니스 붐과 달리기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런 인연으로 한동안 호놀룰루 마라톤은 이봉주를 비롯한 한인 유명 마라토너들에게는 동포들의 열띤 응원을 받으며 본격 국제대회에 나서기 전 몸을 푸는 대회로 알려지기도 했다. 임 고문의 달리기 취미는 1982년 호놀룰루 마라톤을 5시간 3분에 완주한 이후 1991년까지 매회 참가했다. 마라톤 완주 기록이 3시간 20분대로 진입하면서 임 고문은 1987년 꿈에 그리던 보스턴 마라톤 참가 자격을 얻었다. 당시 일반 참가자로서 보스턴 마라톤을 달린 한국인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임순만 고문은 한인으로서는 드물게 보스턴·로스엔젤레스·호놀룰루, 네덜란드 로테르담 마라톤 대회 등 세계적인 마라톤 코스를 총 13회 참가했다. 임 고문은 하와이 동포를 대표해 88올림픽 성화 봉송주자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하와이에 테니스 붐이 일고 달리기 붐이 일기까지 한국일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회고하는 임 고문은 테니스 대회는 물론 거북이 마라톤을 통해 동포사회 화합을 다지는 일에 한국일보가 적극 앞장섰고 임 고문 역시 신나게 함께 뛰었다고 기억을 더듬는다.
특히 88올림픽 당시 하와이 대표로 성화봉송 주자로 뛸 당시에는 "한국일보 본사에서 전담 기자를 배치해 함께 뛰며 사진촬영을 하는 등 취재 배려를 했다"며 당시 사진을 보여주며 "지금도 평생 잊지 못하는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전한다.
마라톤 덕분에 자연스럽게 한인체육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2004년 은퇴 이후에는 한인체육회 원로로서 한인사회 크고 작은 일에 관여해 왔다. "건강관리를 위해 지금도 걷기운동을 꾸준히 한다"는 임 고문은 은퇴 후의 삶을 풍요롭게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후배들에게 전한다.
대부분의 한인들이 자녀들을 위해 이민 길에 올라 희생만하고 살지만 정작 '나'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아메리칸 드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젊어서부터 은퇴후의 삶을 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하와이를 떠나는 후배들에게 삼남매를 키워보니 하와이가 자녀교육에 그리 나쁘지 않은 지역임을 전하는 임 고문은 이봉주가 마라톤에서 우승하던 1993년대 한인사회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며 스포츠를 통해 한인사회가 다시 한번 뜨겁게 뭉치는 그 날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소망을 전한다.
<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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