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그녀에게서 문자가 왔다/-이슬이 비쳤어//이슬이 비친다/젖고 스미는 이 말/맨 처음 지은 사람의/울음 빛 마음이 만져진다/이 아름다운 상징에는/어렴풋한 슬픔이 묻어 있다//아기가 세상으로 오기 전/처음 보낸 전언이/이슬이라니/풀잎에 맺혔다 스러지는/이슬이라니/이슬로 왔다 갈 것을/아기는 이미 안다는 걸까//물에 있는 아기가 물로 보낸 말/이슬이 비친다’(수상작 ‘이슬이 비친다’ 전문)
권귀순 시인(락빌 거주)이 제 2회 윤동주 서시 해외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6일 윤동주 서시 문학상 제정위원회 발표에 의하면 권 시인은 ‘이슬이 비치다’ ‘푸른 가시’ ‘슬픔 부리기’ ‘몸이 운다’ ‘새가 베어먹은 사과’ 등 5편의 시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금은 300만원이다.
윤동주 서시 해외작가상은 해외에서 우리말로 시를 쓰는 시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다.
워싱턴 문인회장을 역임한 권 시인은 동국대 국문과 졸업 후 2000년 ‘펜과 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지난 달 펴낸 ‘백년 만에 오시는 비’를 비롯 ‘오래된 편지’ 등 2권의 시집이 있으며 2006년 가산문학상 시 부문을 수상했다.
권 시인은 “해외에서 모국어로 글을 쓰는 이들은 본국문단에 속하지 못하고 변방을 떠도는 자의 서러움을 어쩔 수 없이 겪을 수밖에 없다”며 “삶에서 넘어지지 않는 힘은 견딤일 것이다. 문학 또한 잘 견뎌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해 문학상은 오태환 시인이, 해외특별작가상은 문인귀 시인(미주문인협회 고문)이 받게 됐다. 본심 심사는 이성렬 시인(위원장), 허영자 시인, 송찬호 시인, 신진숙(평론가)씨가 맡았다.
문학상은 윤동주의 ‘서시’에 담긴 시 정신을 구현하고 확산하고자 지난해 제정됐다.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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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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