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인간의 운명을 바꿀 만한 힘을 가지고 있을까?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의 오페라들처럼 인간은 피할 수 없는 비극적 운명에 휘둘리는 작품 속 주인공일 뿐일까.
워싱턴을 방문 중인 문학평론가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전 중앙대 교수)씨는 문학이 감춰진 인간 본성을 조명해 결국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 평론가는 11일 버지니아 페어팩스에서 ‘문학과 인문학의 만남’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고 문학 창작의 근본적 이유와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학이야말로 윤리와 도덕, 종교들의 테두리 속에 속박된 인간의 본성을 조명해 자유의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다고 설명한 임헌영 평론가는 과학과 증거, 신기술을 지향하는 학문들 속에 인간 본성의 가치가 우선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평론가는 “예를 들어 불륜, 혹은 남녀의 금지된 관계 속에서도 그것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본성, 운명과 같은 사랑이라고 담아낸 문학의 대작들은 당시 제도와 윤리 관습 속에 뱉어낼 수 없었던 말들을 세상에 쏟아냄으로 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낸 것”이라며 “비극이란 기본 개념은 피할 수 없다는 것, 그 비극적인 운명에 갇힌 인간을 변호하는 것이 진짜 문학의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회에 참석한 문인들에게 임 평론가는 진실의 눈과 운명을 꿰뚫는 통찰력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임헌영 평론가는 “문학역사의 획을 그은 명 작가들은 국문학자도, 문예창작을 전공한 사람도 아닌, 진실의 눈을 가진 사람들이었다”며 “문학인들이 가진 진실의 눈과 천진한 사실적 표현이 결국 인간의 운명과 인생을 바꾸는 힘을 가진 작품을 창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평론가는 “문학작품에도 발산되는 영혼적 에너지인 아우라(Aura)가 있다”며 “그것은 깊어진 사랑, 슬픔과 비관 등으로 방황하는 인간을 가감 없는 묘사와 리얼리티로 표현할 수 있는 작가의 도전이 있을 때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문인회(회장 박현숙)가 주최한 이 강연회는 6시간에 걸쳐 진행됐고 30여명의 문인들이 참석해 강의와 토론에 참여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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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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