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몰라도 가족들이 밥을 따로 먹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사실 혼자 먹는 밥은 맛이 없다. 밥은 같이 먹어야 맛있고 특히 가족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각자 식성도 다르고 시간도 다르니 편리한대로 식사를 혼자 하지만 혼밥(혼자 먹는 밥)은 교육적으로도 문제가 크다.
옛말에 ‘밥상머리 교육’ 이란 말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문가들은 밥상머리 교육을 중시했다. 미국에서도 유대인들과 케네디가 등이 밥상머리 교육으로 유명하다. 오늘날 교육이라고 하면 모두 영어 수학 등을 먼저 떠올리는데 사람에게 꼭 필요한 교육은 ‘인성’이다. 옛 어른들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리고 그 인성을 키우는 교육의 첫 시작은 바로 가정이다. 그 중에서도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사랑과 인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가족이 함께 하는 밥상에서 대화를 하면서 어른들의 지혜와 삶의 경험, 예의범절을 배운다. 이것은 바로 그 시대의 역사적인 목표를 모든 세대가 함께 공유하고 실천의지를 다지는 사회 시스템의 기본이기도 하다.
특히 학교에서 한인 학생들을 비롯해서 아시아계 학생들의 발표력과 토론이 부족하다고 한다. 일반적인 미국 학생들은 시험은 잘 못 봐도 자신의 생각을 잘 발표하고 또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그걸 아느냐고 물어 보면 아침에 부모님과 식사를 할 때 그날 조간신문을 보고 부모님이 토론하는 것을 보고 들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잘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다.
우리는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이다. 자녀들에 대한 인성교육과 지식전달, 토론문화 활성화를 위해 밥상머리 교육은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밥상머리 교육은 자녀들의 정체성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의 아이들이 부모세대를 잘 알고 밥상머리에서 교육을 잘 받았을 때 부모에 대한 존경과 긍정이 생기고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다.
특히 미주 한인들에겐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앞으로 어떤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에 대한 커뮤니티 차원의 목표 공유가 필요하다. 그것을 가장 기본에서 충실하게 해줄 단위가 가정이다. 그리고 그 방식으로서 밥상머리 교육이 필요하다.
지난 주말 뉴올리언스의 한인커뮤니티에 초청받아서 미주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과 차세대 준비에 대한 강연을 하였다. 많은 한인들이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데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너무나 막막하다고 했다. 물론 정답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고 실천해오고 있는 것이 있어서 설명을 했다.
미주한인의 미래 그리고 권리와 이익을 위하여 80% 이상 유권자 등록, 80% 이상 투표참여를 실현해 미국사회 속에서 인정받고 존경받는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힘으로 모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노력을 해야 양쪽 나라 모두로부터 인정받는 미주 한인 코리언 아메리칸이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커뮤니티 모두가 공유를 하고 다음 차세대와도 공유를 해야 한다.
자기 정체성이 가장 확실한 1세대가 목표를 명확히 하고 다음 세대와 공유를 하면서 함께 실천을 해야 한다. 그런 공유된 목표와 공동의 실천 없이 시간이 흘러 1세대들이 사라지면 그 다음 세대에서는 정체성에 바탕을 둔 커뮤니티의 강화와 발전은 불가능할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인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다음 세대와 공유하기 위한 실천은 각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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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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