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곳곳의 산불이 며칠째 맹렬한 기세로 타오르고 있다. 이번 주 초 벤추라 카운티에서 시작된 12월의 산불은 시속 80마일의 샌타애나 강풍이 불어 닥치면서 전혀 진화되지 못한 채 LA와 리버사이드, 샌디에고 카운티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전 주민을 불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목요일 오후 현재, 한인들도 다수 거주하는 실마지역을 비롯해 샌퍼낸도 밸리와 벨에어 등 대여섯 곳에서 확산 중인 산불로 12만 에이커가 탔으며 300여동의 건물이 전소되었고 20만 명의 주민이 대피한 상태다.
산불 영향권 밖에 있는 LA 한인타운을 비롯한 도심지역도 마치 산불에 포위된 듯, 불안감이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스모그로 꽉 찬 북쪽과 서쪽 하늘은 잿빛으로 음산하고, TV 스크린 속 화재 현장의 불길은 밤늦게까지 창문을 흔들어대는 바람소리에 더욱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수요일 저녁 LA카운티 당국은 전 주민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극도의 화재 위험’ 비상경계를 발하면서 “경계 태세를 갖추고 당국의 지시에 따를 것”을 통보했다. 어제 오늘 윌셔가의 고층 오피스 빌딩들에서도 고강도의 대피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산불이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일상’이 된지는 이미 오래지만 구체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드물다. LA소방국 대변인은 “지금은 예외 없이 전 주민에게 두려운 시간”이라면서 막상 대피령이 떨어지면 시간이 없으므로 미리 준비해두라고 신신당부한다.
가족 비상연락망·현금과 함께 여권과 보험증서 등 중요 서류와 비상 식품을 가방에 챙겨두고 누가 들고 나갈 것인지도 정해두는 한편, 대피 시 집의 모든 창문과 문은 닫아야하지만 현관문은 잠그지 말 것도 기억해야 한다. 자동차 개스는 채워두고, 바지와 긴소매의 옷과 운동화를 신을 것…
기후과학자들은 앞으로 더 강한 산불이, 더 많은 지역에서,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허둥지둥 급하게 대피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비상시를 대비하는 플랜은 화재발생시 실제적인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우리 삶에 필요한 기본이 무엇인가를 정리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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