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적 차이 이해하는 1.5세로 한인 권익 보호”
▶ 주거차별 피해자들의 인권 보호해온 사회운동가...막힘없는 한국어로 미 진출 한국기업 소송 담당
![[신년특집 인터뷰] 9년째 KABANC 무료법률클리닉 참여한 주종찬 변호사 [신년특집 인터뷰] 9년째 KABANC 무료법률클리닉 참여한 주종찬 변호사](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7/12/31/201712312107305a1.JPG)
주종찬 변호사
주종찬 변호사(41, 영어명 스테판 주)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북가주변호사협회(KABANC)의 무료법률클리닉에 참여하고 있다. 언어장벽으로 법적 지식이 취약한 한인들의 답답함을 풀어주고, 그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자원봉사를 해왔다. 변호사가 되기 전 주거차별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사회운동을 해온 그는 사회적 약자 편에 계속 서지 못한 나름의 부채가 남아 9년째 KABANC의 무료법률클리닉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첫사랑과 결혼한 0.3%의 남자
어릴적 꿈이었던 프로파일러((profiler, 범죄분석관)가 되고 싶어 UC산타바라라 법학과에 입학한 그는 우연치 않게 주거차별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팔로알토 비영리기관인 ‘Project Sentinel’(2003-2005년)에서 일하게 됐다. 법학과 졸업생이었지만 변호사가 되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던 그는 방학 때마다 놀러온 SF-버클리에 마음을 빼앗겨 그만 이곳에 직장을 구했다.
그는 “동양인이나 장애인이라고, 자녀가 딸려 있다고 렌트해줄 수 없다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라면서 “고장난 부분을 수리해달라고 요청해도 집주인이 이를 거부하거나 불이행하는 것도 부당대우”라고 말했다.
주 변호사는 “‘Project Sentinel’에서 입주자와 소유주, 이웃간의 갈등, 분쟁을 조정, 중재하면서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불만사항을 시정하는 업무를 하면서 차별과 부당대우를 받아도 그 사실을 모르는 한인들이 많아 한인회, 노인회 등에서 이를 설명하는 아웃리치 교육도 했었다”고 회상했다.
2005년 8월에는 중학교 친구인 첫사랑이 보스턴에서 학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바로 그곳으로 날아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첫사랑과 결혼한 0.3%에 속하는 사람이 됐다. ‘Fair Housing Center of Greater Boston’에서도 주택차별 피해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일을 해왔다. 또한 융자금을 갚기 어려운 계층까지 마구잡이로 대출을 확대하는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이 쏟아지던 2006-2007년에는 융자자들이 인종차별을 받지 않도록 이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15살에 LA로 가족이민 왔을 때 영어를 못해 무시당했던 기억은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공감대, 연민, 보호의식을 불러일으켰다”면서 “달리기를 잘하는 것만으로 미식축구팀에 뽑힌 후 몸으로 부딪치며 영어를 배웠다”고 술회했다.
![[신년특집 인터뷰] 9년째 KABANC 무료법률클리닉 참여한 주종찬 변호사 [신년특집 인터뷰] 9년째 KABANC 무료법률클리닉 참여한 주종찬 변호사](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7/12/31/201712312107305a2.jpg)
15살에 이민온 주 변호사는 미식축구팀에 들어가 몸으로 부딪치며 영어를 배웠다. 그때의 경험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대, 연민, 보호를 불러일으켰다.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했던 고교시절 모습
■삼성 애플 소송에도 참여
그렇게 수년간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면서 어느날부턴가 자신의 한계가 눈에 들어온 그는 32살에 골든게이트 로스쿨에 진학했다. 건물소유주 변호사들과 만났을 때 자신을 상대하지 않으려는 그들의 태도가 절반의 이유였고, 나머지 절반은 결혼한 후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현실적 이유였다.
주 변호사가 현재 일하는 로펌은 SF의 RMKB(Ropers Majeski Kohn Bentley)이다. 그는 “로펌은 소송을 제기(Plaintiff)하는 곳과 소송에 대응하는(Defense) 곳으로 나뉘는데 RMKB에서 기업간 분쟁과 환경오염, 생산물 책임 소송에 대응하는 일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RMKB는 워라벨(Work & Life Balance)이 좋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주 변호사는 3년전 엔터테인먼트 기업간의 수익배분 다툼을 놓고 5주간 벌어진 재판에서 승소한 것이 변호사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일이라면서 2012-2014년 애플-삼성 두번째 소송 때 애플측 변호사로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막힘없는 한국어 실력 덕에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의 소송을 담당해왔다.
같은 법조인으로 그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은 박현 PG&E 수석부사장이다. 주 변호사는 “KABANC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박현 수석부사장은 콜롬비아 대학; 옥스퍼드대학원,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엘리트 중의 엘리트지만 멘티에게 좋은 가르침과 통찰력, 긍정 에너지를 주는 겸손한 분”이라면서 “최고가 되려면 최선을 다해 일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신년특집 인터뷰] 9년째 KABANC 무료법률클리닉 참여한 주종찬 변호사 [신년특집 인터뷰] 9년째 KABANC 무료법률클리닉 참여한 주종찬 변호사](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7/12/31/201712312107305a3.jpg)
2016년 4월 산호세 임마누엘장로교회에서 열렸던 KABNC 무료법률클리닉에 참여한 주종찬 변호사(세번째줄 오른쪽)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한 사진이다.
■무료법률클리닉 횟수 늘리고 싶어
주 변호사의 2018년 새해 소망 중 하나는 KABANC의 무료법률클리닉 횟수를 늘리는 일이다. 그는 “법률클리닉에서 무료로 상담해줄 변호사를 리쿠르트하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 “지난해에도 유산상속 분야를 상담해줄 변호사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새해에는 KABANC를 넘어 아시안변호사협회, 비영리기관 소속 변호사들과의 네트워킹을 넓혀 상담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한국어를 구사하는 한인 변호사들의 협력을 더 이끌어내며,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한인사회로 환원하는 봉사의 의미와 성과를 성실히 설명해 2세 변호사들의 동참을 넓힐 생각이다.
그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1.5세로서 한국과 미국, 1세와 2세를 잇는 가교(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KABANC뿐 아니라 미주한인위원회(CKS, Council of Korean Americans), 세계한인변호사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Lawyers) 회원으로서 한인 권익보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7살 딸, 3살 아들이 어떤 놀라움을 안겨주며 성장할까 기대를 갖는 것도 새해를 맞는 큰 설레임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요리하는 것으로 푸는 주 변호사는 일식 요리가 셰프 수준급이라고 귀띔했다.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일식당에서 일한 경험 때문이다. 첫사랑인 아내의 마음도 요리로 사로잡았다는 그는 영화배우 ‘조진웅을 닮았다’는 농담에는 자신이 조진웅보다 훨씬 잘생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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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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