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밤 열린 조성진 음악회의 여운이 아직도 짙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클래식계의 아이돌 수퍼스타로 떠오른 그는 이날 23살의 나이가 무색한 완벽한 연주로 1,000여 관객을 매료시켰다. 가히 ‘조성진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워싱턴 한인사회에서 1,000여석 음악회 전석이 공연 한참 전에 매진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두 번의 앙코르 곡으로 선사한 쇼팽의 폴로네이즈(Chopin Polonaise No.6 heroic)와 리스트의 라 캄파텔라(La Campanella)는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악보 없이 전곡을 외워 자신의 섬세한 감성으로 해석, 연주하는 그의 모습에서 타고난 재능 위에 피나는 노력이 엿보였다.
세계 최고인 베를린 필의 지휘자 사이먼 래틀로부터 ‘피아노 건반위의 시인’이라는 평을 받은 조성진은 이번 음악회에서도 피아노 건반 위를 자유자재로 날며,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했다. 그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되기 위한 지성과 감성 사이, 감수성과 이성 사이의 균형을 잘 맞췄다.
이날 객석은 터질 듯한 열기로 가득했다. 연주할 때는 객석의 숨소리마저 못느낄 정도로 모든 관객들이 그의 손가락 음직임과 페달을 밟는 그의 발, 호흡, 표정에 집중했다.
음악회를 마친 마무리 인사 때, 23세 청년 음악가의 부드러운 미소와 공손한 태도에서는 따뜻한 성품, 겸손함이 묻어났다.
이날 공연에 갔던 모든 한인들이 며칠이 지났는데도 음악회에서 느꼈던 감동의 여운이 진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연주회를 마련한 워싱턴 챔버 오케스트라(WCO)는 지난 2014년 결성된 신생 오케스트라다. 지휘자 겸 예술감독인 김준용 교수(밀워키 위스콘신 주립대학 지휘과)를 비롯 44명의 단원이 이날 무대에 섰다.
이번 음악회를 마련해 준 WCO에도 큰 박수를 보낸다. 클래식 음악회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증명해 주었듯 새해에는 워싱턴 한인사회에 더 다채롭고 좋은 음악회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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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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