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 손 / 엔지니어
한 때 인기 TV 프로그램이었던 <주디 판사>를 즐겨 보았다. 뉴욕 맨해턴의 가정법원 판사였던 주디 판사의 판단은 솔로몬의 지혜를 떠오르게 할 정도여서 인기가 높았다.
이를 모방해 다른 네트웍에서도 유사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나 <주디 판사>만큼 시청률을 올리지 못했었다. 소개되는 상당수의 사건들은 금전을 다루는 문제였었는데, 동전 한 닢을 두고 원고와 피고가 다투는 장면을 보면 서로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았다.
카리브 해에서 쿠바 다음으로 큰 이스파니올라 섬은 동쪽 3분의 2는 도미니카 공화국이, 나머지 서쪽 3분의 1은 아이티가 위치하고 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지동설을 믿고 서쪽으로 항해를 시작해 상륙한 곳이 바로 이 섬이다.
이 두 나라는 남북한처럼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오랜 세월에 걸친 전쟁으로 앙숙이 되어있다.
지진과 태풍에 시달려 극빈국가가 된 아이티는 180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후 34번의 쿠데타가 일어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는 국가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이티는 1881년부터 우정성을 세워 우표를 발행해왔다. 처음엔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우표를 발행했지만, 요즘은 우표 수집가들의 호주머니를 노리고 아름다운 우표들을 발행하고 있다.
1900년 이웃의 도미니카 공화국이 국경선을 아이티 영토인 앵슈 지역까지 포함시킨 우표를 발행함으로써 두 나라 간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이후, 아이티는 보복으로 이스파니올라 섬 전체를 아이티 영토로 하는 우표를 발행했다.
우표에서까지 한 치의 땅도 잃지 않으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국토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어릴 때 <학원>이라는 학생잡지가 있었다. 지금까지 기억하는 기사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미들급 금메달을 차지한 후 프로 복서로 전향한 플로이드 패터슨에 관한 내용이다.
그는 14세의 고아로 정서장애 아동 특수학교에 다니는 동안 커스 다마토의 체육관에서 권투를 배우기 시작했었다. 사상 최초로 두 번이나 헤비급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그는 뉴욕 할렘가 출신의 소니 리스턴에게 녹아웃을 당한 후 재기를 힘썼으나 소니와 무하마드 알리에게 연속으로 패했다.
패터슨과 리스턴이 경기를 할 때, 로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캐시어스 클레이(이후 이슬람교로 개종하여 무하마드 알리로 개명)는 경기를 지켜보면서 두 사람 모두를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었다.
떠벌이라는 별명을 가진 알리는 그의 말대로 패터슨과 리스턴을 꺾고 프로 헤비급 챔피언이 되었다. 그는 떠벌리는 만큼 실력을 보여서 권투계에서 무서운 존재가 되었다. 말도 중요하지만 실력이 더 중요하다.
요즘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이 대한민국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주무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태극기가 없어지고, 애국가가 없어진 올림픽 대회를 주최한다니 이해하기가 어렵다. UN에는 각기 다른 국가로 회원국이 되어있음을 알아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하는 날을 상상해본다. 그들은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무하마드 알리가 되어 있을 테고, 핵무기 완성 기념우표를 이미 발행한 그들은 한반도 우표를 발행할 터이다. 그리고 대화로 번 시간들에 대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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