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획기적인 계기로 만들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에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한대표단의 평창올림픽 파견과 당국회담의 뜻으로 화답함으로 남북 고위당국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다. 이에 북측의 고위급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의 대규모 파견과 남측의 편의 보장 그리고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측의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재개 필요성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는 문재인 대통령의 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연합 군사훈련 연기를 트럼프대통령과 합의하고 중국의 쌍중단(한미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동시중단)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본다.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북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위원장과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하는데 자연스럽게 만나 북미 화해와 대화에 기회를 가지고 비핵 평화협상에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이 직시해야 하는 것은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고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한이 절대 비핵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답은 오직 하나 북한을 핵 없이 세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보장해 주는 경제개발 계획을 마련해주고 비핵화협상을 이끌어내는 길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잔인성을 거론하고, 코피전략(북핵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에 우려를 표시한 빅터 차 주한 미대사 내정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북한은 올림픽 개막일 전날 대대적 군사 열병식을 고집했다. 이는 비핵협상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세계적 재앙을 불러올 것이며 북한에 대한 제재는 점점 강해져 고립무원 상태에서 북한 주민들만 굶주리게 될 것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여 북에는 검증 가능한 핵 포기 3개년 계획을, 미국에게는 김정은 체제 유지와 1년에 1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경제개발 3개년 계획을 세워 6자회담을 통해 점차적으로 이를 집행하도록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88 서울올림픽은 냉전을 종식시키고 소련, 중국 등 공산국가들이 개혁개방을 해서 현재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서울올림픽 기간 동안 체육인들은 운동경기에 열심이었지만 기업인들은 공산국가에서 온 엘리트들을 대상으로 낮에는 기업방문 시키고 밤에는 접대하느라 바빴다. 북한을 많이 다녀본 이들 공산국가 엘리트들은 남한이 눈부신 경제발전을 한 것은 자유경제 체제하였기 때문임을 실감하고 돌아갔다.

1989년 정월 초 이 분들의 초청으로 정주영 회장을 모시고 2박3일간 모스크바를 방문해 17개 부처 장관을 만나 한국경제의 성장과정을 설명할 적이 있다. 곧 이어 러시아는 개혁개방조치를 취했으며 중국도 한국을 경제적으로는 선생님처럼 모시고 근본부터 방법을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더니 현재 제2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에서 엘리트들이 대거 남한을 방문한다. 이들이 핵개발로는 전 세계에서 고립되어 살 수 없음을 깨닫게 되기 바란다. 또 미국을 잘 이해하는 한국의 외교적 노력을 경청해서 한반도에 비핵평화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안충승 한민족포럼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