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릴랜드 퍼스트 레이디 유미 호건 여사 인터뷰
차세대 주류사회 진출에 다리 역할
한인들 단합하고, 사회 참여 늘려야
연임 연연하지 않고 최선 다할 것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메릴랜드에서 공화당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킨 래리 호건 주지사의 부인 유미 호건 여사는 미국 첫 한인 주지사 영부인이라는 타이틀이 따라 다닌다.
주지사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유미 여사의 내조는 호건 주지사의 당선에 톡톡히 한몫했기에 그 타이틀은 당연하고 자랑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지사 임기 3년을 보내고 마지막 1년을 남겨둔 지금은 연임을 위해 특히 중요하다. 메릴랜드 퍼스트 레이디로서 보낸 3년과 남은 1년에 대한 소회와 각오를 들어본다.
유미 여사는 인터뷰 내내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겸손한 마음과 “팔은 안으로 굽는다”며 한국과 한인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호건 주지사의 인기가 임기 내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초심을 잃지 않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몰비즈니스 경험이 많아 상공인의 어려움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마인드를 항상 오픈하고 있어 이웃 아저씨처럼 친근하게 여겨지는 점 등이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 같다.
-영부인 3년의 경험으로 볼 때 한인들의 정계 진출을 위해 어떠한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무엇보다 한인들이 유권자 등록과 투표를 통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계속해서 2, 3세를 키워야 한다. 한인 커뮤니티가 단합해 이를 뒷받침해야 하고, 본을 보여야 한다. 말로만이 아닌 실제로 해야 한다. 주류사회 행사 참여도 늘려야 한다. 중국인 커뮤니티는 이러한 점에서 잘 되어 있다. 2-3세의 참여가 활발하다. 중국인 행사에 갔더니 젊은 층이 진행을 주도하고, 장년층은 묵묵히 지켜보는 게 인상적이었다.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한인 교회의 커뮤니티 참여가 활발해야 한다.
-실제 겪어본 주류사회와 한인사회의 차이는
한인사회 규모는 커졌지만 여러모로 뒤져있다. 정치 참여뿐 아니라 커뮤니티 참여와 봉사가 부족하다. 지금까지 한인들은 열심히 살면서 자녀 교육에만 힘썼지만, 이제 받은 것을 돌려줘야 한다.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봉사해야 한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사회에 대한 기부도 필요하다. 주지사의 암투병을 간병하면서 이러한 면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호건 주지사의 연임, 자신 있나?
자신있다고 말하는 것은 교만이다. 겸손하게 노력할 것이다. 지도자는 하늘에서 내린다고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면 주민들이 알게 된다. 남편에게 겸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락에 연연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우세한 메릴랜드에서 생각지도 않았는데 당선됐다. 공화당 입장만 내세우지 않고 민주당과도 같이 갈 것이다.
-호건 주지사는 재임 중 두 종류의 암 수술을 받았다. 건강은 괜찮나? 주지사는 건강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고, 영부인께서는 어떻게 내조하고 있나
림프암 3기말 선고를 받았을 때 청천벽력이었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준 덕분에 100% 완치됐다. 주지사가 정신력이 강해 버틸 수 있었다. 피부암도 수술 잘 됐다. 10대 때 수영장에서 인명구조원으로 일할 때 햇볕을 많이 받아 피부암이 발병했다. 주지사는 건강 관리 잘하고 있다. 건강 식단을 주방에 요구하고 있다. 바쁜 일정 중에도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도록 요구한다.
-이민 1세로서 한국문화와 미국문화 차이에서 오는 힘든 점은 없나
결혼 후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과일을 내오니 남편이 의아해 했다. 미국서 과일은 아침에 먹는 음식이라고 했다. 미국서 38년을 살고 있지만 문화적 차이는 여전히 느낀다. 맞춰가며 살고 있다.
-공화당의 정책은 이민자 및 서민과 대치되는 면이 있다.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이민 규제 강화, DACA 폐지 등), 오바마케어 폐지, 세금 감면, 동성애 및 성적 소수자 반대 등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호건 주지사의 입장은?
남편은 공화당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고, 트럼프를 후원한 적 없다. 메릴랜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편도 조부 때 미국에 온 아일랜드계로 우리 부부는 둘다 이민자다. 남편은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해 이민자의 애환을 잘 알고 있다. 이민은 연방 문제이지만 이민자 편에 설 것이다. 이민자 자녀들은 죄가 없다. 살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이민자 규제 찬성하지 않는다. 불법체류자라고 해서 이곳에 못 있게 하지 않을 것이다. 동성애는 메릴랜드에서 합법화됐다. 반대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오바마케어가 폐지되면 메릴랜드 주민들 중 건강보험을 갖지 못하는 주민들이 늘게 돼 반대한다.
-호건 주지사와 정치적 혹은 정책에 있어 견해가 다를 경우 어떻게 조율하나? 독자적인 견해를 주장하기도 하나?
입장 다른 적 없다. 내 얘기를 잘 듣는다. 딸 셋 중 둘이 민주당이고, 1명만 공화당이다. 하지만 서로의 의견에 귀를 잘 기울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민주당이 다수인 주에서 (민주당과) 같이 해야 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바가 우선이다.
-평범하게 살다 비중 있는 공인이 됐다. 삶의 변화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갑자기 공인이 됐다.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자랑스럽지만 어깨가 무겁다. 생활도 바뀌었고 불편한 점도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 예를 들면 한국 항공편의 BWI 공항 취항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방한 때도 관계자들을 만나 요청했다. 한국 항공사의 취항이 잘 되지 않아 미국 항공사에 한국 노선 취항을 요청했다. 좋은 면도 많다. 한인으로서 2세를 위한 중간 역할을 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음식 소개도 많이 하고 있다. 올림픽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주류사회의 관심이 커졌다.
-영부인으로서 3년간 중점을 두고 노력한 점은?
메릴랜드가 문화적으로 골고루 섞이고, 주민들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딸’로서 한국 소개에도 힘썼다. 문화적 다양성을 중시하고, 다양성이 풍부해지도록 애썼다.
-일본군 위안부, 독도 영유권, 동해 병기 등이 한-미-일 사이에 주 이슈이다. 영부인의 견해는?
심정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 한-미-일 간의 미묘한 외교 관계로 인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 평창 동계올림픽 후 북미 간 대화가 성사되고, 북핵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첫 한인 주지사 영부인이어서인지 북미 간에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 언론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질문을 엄청 많이 받았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 단일팀이 입장하는 것을 보고 자랑스러웠다. 평화통일이 이뤄지기 바란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돼 대화로 남북관계를 이끌기 바란다. 주지사 취임 후 메릴랜드 각지의 한국전 참전용사를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노구의 참전용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한국과 북한의 대화가 잘 됐으면 한다.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인단체가 많다. 단합이 먼저다. 한인사회 단합에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2, 3세 주류 진출을 뒷받침하자. 유권자 등록해 투표하자. 건강하고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다독거리고 하나로 뭉치자. 올림픽 개최국으로 바라보는 눈이 많다. 자부심을 갖자. 사회에 봉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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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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