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만국박람회에 식민지 아프리카 콩고(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주민을 '전시'하는 '인간 동물원'을 만들었던 벨기에가 이제 과거사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려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6일 전했다.
1958년 벨기에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기념관인 브뤼셀 '아토미움'에서는 현재 과거를 추억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으나, 60년 전 만국박람회 때 있었던 한가지 전시는 빠졌다.
벨기에는 당시 전후의 사회, 문화, 기술 발전을 과시하는 만국박람회를 열면서 여전히 지배하고 있던 식민지 콩고를 주제로 한 전시장도 마련했다.
여기에는 콩고의 예술, 교통, 농업 등과 함께 살아있는 콩고 주민도 '전시'됐다.
콩고의 여성과 남성, 어린이들이 전통 복장을 하고 대나무 울타리 뒤에서 매일같이 유럽 백인들의 교육과 즐거움을 위해 전시됐으며, 이는 지구 상 마지막 '인간 동물원'이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콩고인들은 콩고 현지의 전형적인 마을처럼 꾸며놓은 곳에서 온종일 수공예 작업을 했고, 백인들은 그들을 '구경'하며 조롱했다.
당시 한 기자는 관람객들의 모습에 대해 "(콩고인들의) 반응이 없으면, 그들은 울타리 너머로 돈이나 바나나를 던졌다"고 썼다. 또 다른 기자는 사람들이 "동물원에서 '검둥이'(negro)를 보는 것"에 대해 잡담을 나눴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박람회를 위해 동원된 콩고인 598명의 일부가 포함됐다.
콩고는 1959년 독립했고, 이제 이러한 '인간 동물원'은 어디서도 다시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벨기에에 있는 중앙아프리카왕립박물관(RMCA) 관장 기도 그리실스는 여전히 핵심적인 문제인, 계속되는 편견과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 100년간 우리는 식민주의적 기관이었다"면서 "대부분의 벨기에인에게 아프리카와 첫 대면은 우리 박물관에서 이뤄지고 아프리카에 대한 첫인상은 여기서 만들어졌는데 그것은 백인이 흑인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MCA는 5년간의 개보수 끝에 오는 12월 1일 새로 문을 연다.
그는 "우리가 그들을 문명화하기 위해 거기에 갔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묘사하는 아프리카인들은 그들의 고유문화가 없는 창을 든 벌거벗은 사람들"이라면서 "그동안 벨기에 사회는 식민지 과거를 다시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리실스는 앞으로 9개월간 콩고의 벨기에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를 할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한 개막식 날 외무부 장관이 영국 왕실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벨기에의 식민지 과거에 대해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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