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가 한인타운 한복판에 노숙자 셸터를 건립하겠다고 기습 발표한 데 대해 한인커뮤니티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인사회의 강력한 반대와 분노에 직면한 가세티 시장과 허브 웨슨 시의장은 9일 다른 후보지도 검토해 보겠다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시정부가 다소 유연한 자세를 나타낸 것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당초 상황과 달라진 것은 아직 없다. 한인타운이 여전히 1순위 후보지라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숙자 셀터를 한인타운 중심상가에 짓겠다는 계획에 한인들이 분노하고 반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분노의 표출이 아닌, 한인타운 노숙자 셸터 건립계획의 백지화가 한인커뮤니티의 궁극적 목표라면 감정적으로 반응하기에 앞서 보다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계획의 번복과 철회를 받아내려면 거쳐야 할 절차들이 있다. 우선적으로 시정부에 강력 요구해 공청회가 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서 공청회와 시의회 표결에 대비한 정교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논리들을 만들고 가다듬어야 한다.
노숙자 셸터 이슈가 터지자 모처럼 많은 한인단체들이 연대해 하나 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차제에 한인단체 관계자들뿐 아니라 법리에 밝은 법률가들, 교육환경과 관련한 우려를 제기할 수 있는 교육 전문가 등으로 범커뮤니티 긴급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대응책들을 강구해 나간다면 한층 더 강력하고 설득력을 지닌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10지구 내 시정부 소유지는 43곳, 시영 주차장은 8곳에 달한다. 시설의 필요성과 이로 인해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따져 볼 때 과연 한인사회 한복판이 최적의 부지인가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시정부 정책은 최대의 공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관점에서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노숙자 셸터 건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일부 한인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이들 대부분은 “그런 자린인줄 모르고 나갔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문제로 커뮤니티가 티격태격할 상황이 아니다. 책임은 나중에 따지고 일단 힘을 모아 셸터 건립을 막는 게 급선무이다. 당장 철회를 기대하기 힘들다면 일단 보류라도 이끌어 내야 한다. 커뮤니티의 단합과 지혜로운 대처가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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