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티서 계주 돌연 잠적… 40여명 피해액 40만달러 추산
샌디에고 한인들을 중심으로 계를 운영하던 계주가 돌연 잠적하면서 조용하던 한인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한인들에 따르면 카운티 동부 지역인 샌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L모씨가 주도해 온 문제의 계는 총 4개 구좌로 각 계좌 당 1,000달러를 부어 10,000달러를 수령하도록 되어 있으나 계주가 지난 15일 이후 갑자기 행방을 감추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수는 현재까지 모두 40여명에 이르는 계원들의 곗돈과 L씨에게 개인적으로 현금을 융통해 준 피해액까지 합치면 적어도 40만 달러 이상은 족히 넘어갈 것이라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L씨는 “최근 뒷번호 계원들만 대상으로 곗돈을 가로챘다”며 “곗돈이 제대로 걷어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 후 “(곗돈을)받는대로 돈을 갚겠다면서 현금을 빌려갔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L씨의 전화번호와 주변사람들을 통해 수소문하고 있지만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미국에 잠적했는지 한국으로 도주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L씨의 모바일 폰이 신호는 가고 있으나 연결이 되지 않고 있으며 소셜 네트워크인 카카오톡 계정도 중단됐다.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한인 Y모 씨는 “힘들게 이민생활을 하면서 한 푼 두 푼 모은 돈”이라며 “10여년 넘게 가깝게 지낸 사람한테 이럴 수가 있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Y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지난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L씨 집에 가보았으나 굳게 닫힌 문만 확인하고 돌아왔다.
Y씨는 “집안에 불이 커져 있고 인기척이 있는 것 같은데 대답이 없다”며 “하는 수 없이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계주인 L씨에 대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피해자 중 한 사람인 J씨는 “돈을 떠나 그동안 가까이 했던 사람들을 속이고 기만했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법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 파동을 접한 한인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는 이야기와 함께 혹시 나도 제2의 피해를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한인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우선, 터질 것이 터졌다는 말을 하는 한인들은 “지역 사회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치고 계를 안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수년 전에도 이런 일이 생겨 한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계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고 한 후 “사정이 이러니 또 다른 계 파동이 일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민생활을 하는 한인들에게는 ‘계’의 의미는 크레딧이 없거나 은행문턱이 높다고 느껴질 때, 혹은 급하게 목돈이 필요할 때 가장 쉽게 돈을 마련할 수 없는 방법이다.
이번 계 파동은 샌디에고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지연을 이용해 사람을 끌어 모아 여러 개의 계를 조직, 믿고 계원이 된 사람들의 허를 찔렀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인들의 신뢰도 크게 금이 갔다.
피해자인 P씨는 “이번에 잠적한 계주 L씨로 인해 당분간 한인들 간에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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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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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을 하는 한인들에게는 ‘계’의 의미는 크레딧이 없거나 은행문턱이 높다고 느껴질 때, 혹은 급하게 목돈이 필요할 때 가장 쉽게 돈을 마련할 수 없는 방법이다." => 가장 쉽게 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다가 문맥상 맞는 표현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