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권도 세계화의 개척자 이운세 관장
▶ 이란, 사우디, 미국서 태권도 보급
지난 19일 오후 메릴랜드 온리의 한 태권도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태권도 세계화의 첫발을 내딛은 월남 태권도 교관단의 일원이었던 이운세 관장(75)이 파월 50주년 기념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특별시범과 시합, 시상에 이어 한국과 베트남 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이 관장은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는 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베트남에 태권도 교관으로 파견돼 2회에 걸쳐 총 4년간 태권도를 보급했다. 특히 베트남의 육군사관학교와 공수특전단, 대표팀 감독으로 재직하며 태권도가 월남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 가는데 기여했다.
이 관장은 “당시 월남의 주요 부대 주둔지역에 태권도 교관단을 두어 수시로 대대적인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면서 한국군은 강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며 “월남전에 참전한 21개 국가 군인들 중에 많은 이가 태권도에 매력을 느껴 귀국 후 수련을 계속했으며 이들이 한국에서 태권도 사범을 초청해 전 세계로 전파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월남 육사 교관으로 재직 시에는 베트콩들이 숙소를 기습해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다 한다. 그 와중에 경비원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자 이 관장은 속옷을 찢어 지열시킨 후 교전이 한창인데도 인근 미군 의무대로 긴급 후송시켜 귀한 생명을 구한 적도 있었다.
전역 후 이운세 관장은 이란 육사에서 태권도를 지도하며 ‘이란 태권도의 아버지’로 불렸다. 그는 사관생도 300명과 팔레비 왕과 여러 중동 지도자들 앞에서 시범을 보였으며 그게 알자지라 TV에 생중계되면서 중동국가들에 태권도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79년 사우디아라비아로 진출한 그는 세미나 및 시범을 통해 태권도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다 1989년 미국으로 이주해 메릴랜드에서 월드 태권도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수많은 미국인들을 태권도로 이끌었다.
특히 워싱턴한인태권도사범연맹을 창설해 한인사범들의 단합에 앞장섰으며 2008년 세계태권도품새대회에 총감독으로 미 대표팀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 공로로 미 최고단자회에 의해 명예의 전당에 입당되고 미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월남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미국까지 지난 62년간 태권도 세계화의 한길을 걸어온 이운세 관장은 지금도 매일 수련생들을 직접 지도하며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그는 “한류의 원조인 태권도가 오늘날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210개 국가에서 1억명이 수련하는 무도스포츠로 발전하는 데는 월남에서부터 피와 땀을 흘린 개척자적인 사범들의 노고가 있었다”며 “나에게는 파월 50주년이지만 그것은 동시에 태권도가 세계로 나가는 의미 있는 역사였다”고 지난 시절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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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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