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시즌을 맞아 LA 한인타운 호텔들이 밀려드는 고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가족이나 친지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이나 타주에서 LA를 찾은 한인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한인들만 한인호텔을 이용한다는 과거의 인식과는 달리 한인호텔에 투숙하는 타인종 손님들도 증가하고 있어 그야말로 한인타운에서 ‘호텔 방 잡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또한 오는 12~14일 LA 다운타운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초대형 게임박람회 ‘E3 엑스포’ 참가자 수만명 중 일부가 행사장에서 가까운 다운타운 지역 호텔을 잡지 못해 한인타운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도 ‘여름방학 특수’에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 호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주말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LA를 찾은 한인 박모(49)씨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웨스트 LA 지역에 있는 호텔에 투숙해야 했다. ‘나만 믿으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LA에 오기 전 호텔 예약을 안 했고 친구도 당연히 방을 쉽게 잡을 줄 알았지만 정작 한인타운 호텔들로부터 방이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결국 박씨는 하루 숙박료가 200달러 수준인 웨스트 LA의 한 호텔에 짐을 풀 수밖에 없었다.

한인타운 주요 호텔들에 따르면 여름철 주말 방 예약률은 90% 이상이다. 특히 주말의 경우 여름 휴가시즌이 지나 뒤인 오는 10월 초까지 방을 잡기가 어렵다.

한인타운 6가와 하버드 인근 JJ그랜드 호텔 이희주 객실 예약담당 매니저는 “주중은 70~80%, 주말은 거의 100%에 가까운 객실예약률을 보이고 있으며, E3 엑스포 등 LA에서 개최하는 대형행사로 인해 객실이 꽉 찼다”며 “간혹 빈방이 나오기도 하지만 투숙일로부터 최소 한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빈 방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JJ그랜드 호텔 하루 숙박료는 더블 베드 기준 155달러이다.

LA 다운타운, 할리웃보울, 윌튼 시어터 등에서 여름에 각종 공연, 스포츠 등 다양한 이벤트가 끊이지 않는 것도 한인타운 호텔 호황에 한몫하고 있다.

8가와 옥스포드 근처 옥스포드팔레스 호텔 조앤 이 객실 예약담당 매니저는 “계속 상승하는 다운타운 호텔 숙박료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박료를 원하는 타인종 고객이 많다”며 “현재 전체 투숙객의 40% 정도는 타인종 고객”이라고 전했다.

옥스포드팔레스 호텔의 하루 숙박료는 더블베드 기준 160달러. 호텔 웹사이트와 전화를 통해 직접 예약한 손님의 경우 호텔이 아침식사를 제공해 돈을 아끼길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림픽과 윌튼 플레이스 인근 로텍스 호텔 유진 정 객실 예약담당 매니저는 “8월 말까지는 주말과 월·금요일은 방을 잡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단체 관광객이 금~월요일 집중적으로 몰리기 때문이며 10월 열리는 LA 한인축제까지 고려한다면 한인호텔들의 성수기 는 10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텍스 호텔의 경우 더블베드 기준 숙박료가 100~120달러(아침식사 포함) 수준이다.

한 한인호텔 관계자는 “기존에 한인들만 호텔을 이용한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박료를 쫓아 한인호텔을 이용하는 타인종 손님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는 한인호텔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