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수영·음악·캠프 등 “우리 애도 뭔가 해야지”
▶ 부모들 재정지출 “괴로워”

여름방학 기간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액티비티에 많은 투자를 한다. 하지만 자녀의 능력과 적성을 고려해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3)씨는 중학생인 두 아들의 여름방학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기엔 이른 것 같아 학원 등록을 보류하고 있었는데 하루종일 집에서 비디오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다못해 무려 2,000달러(?)를 지불하고 두 아들을 주중 매일 두시간씩 8주 과정의 동네 러닝 아카데미에 보내 리딩과 작문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다른 부모들의 교육열에 휩쓸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집에서 게임만 하는 아이들을 보니 답답하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어 결국 학원에 등록했다”며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여름방학이 한창인 가운데 한인 학부모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자녀들이 방학을 의미있게 보내도록 하기 위해 학원, 개인 튜터링, 음악, 미술, 스포츠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시키느라 들어가는 돈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빠듯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남들 다 하는 액티비티를 전혀 안 하면 “무슨 부모가 방학 때 아이들 액티비티도 안시켜”라는 비아냥을 듣기 일쑤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다른 아이들이 하는 액티비티를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학이나 과학과목의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에 보내거나 가정교사를 고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피아노·바이얼린 등 음악, 축구·야구·골프·테니스 등 스포츠에까지 발을 들여놓으면 비용부담은 3~4배로 늘어난다.
사이프러스에 거주하는 학부모 박모(45)씨는 “가을에 8학년이 되는 딸이 여름에 수영을 배우고 싶다고 말해 현직 칼리지 여자수영팀 코치로부터 일주일에 두번씩 시간당 60달러를 내고 개인레슨을 받고 있다”며 “수영에만 월 480달러가 나가며 여기에 개인 영어교사, 바이얼린 레슨비까지 더하면 액티비티 비용이 월 1,000달러가 넘는다”고 말했다.
발렌시아 거주 학부모 조모(49)씨는 “고교생, 중학생인 두 아들이 1년 내내 클럽축구를 하는데 팀 등록비, 각종 대회참가비, 친선경기 심판고용비, 교통비, 식비 등을 모두 합치면 아이 한명당 연간 3,000~3,500달러는 든다”며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 보다 미국에서 키우는 게 돈이 훨씬 더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름방학 시즌 부모의 만족보다는 아이들의 만족을 위한 액티비티를 계획할 것을 조언한다. 한 멘토링 전문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액티비티로 부모와 자녀 모두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정의 재정상황은 무시하고 ‘묻지마’식으로 자녀의 액티비티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자녀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자녀들이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하고, 무엇이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의견을 공유한 다음 적합한 액티비티를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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