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간 미묘한 갈등들로 어려움 겪자
▶ CLO 고용해 훈련받고 기업미래 재설계
경마용 순종 말 판매 회사인 테일러 메이드 세일즈 에이전시. 회사 대표는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개선하기 위해 CLO의 도움을 받았다.
켄터키, 니촐라스빌에서 승마용 말 판매회사 테일러 메이드 세일즈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던컨 테일러 사장. 남동생들과 40여년 회사를 운영해온 그는 자식 세대의 기업 승계에 대비해 최근 최고학습 담당관을 기용했다. [Luke Sharrett - 뉴욕타임스]
가족들이 함께 사업을 하거나 재정적 이해가 얽혀있으면 가족간 관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어느 가족이나 갈등이 있고 다툼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 경우는 단순히 바비큐 모임이 어색하게 끝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사업체의 경제적 안정성이 걸려있고 가족 구성원들의 재정적 안락함이 흔들릴 수 있다.
사업을 함께 하는 가족들의 다툼에서 돈은 불화라는 화염에 석유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가족끼리 다투고 나면 보통 잠시 휴지기를 갖는 것이지만, 재정적 이해가 걸린 경우는 다르다. 보통 변호사를 고용해서 자신이 몫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챙기기 위해 싸움에 돌입한다.
그래서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가족들이 요즘 부쩍 찾는 사람이 있다. 소위 최고 학습 담당관(CLO)이다. 가족들 간의 미묘한 문제들을 파헤쳐 들어가며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가족들을 학습시키는 역할이다. 말하자면 최고 중재인 혹은 조정관인 셈이다.
CLO는 대기업들에서는 이미 잘 정착되어 있다. 1990년 잭 웰치가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CEO이던 때 CLO 역할을 만들어 냈다. 이후 지난 30년간 이들은 주로 기업 교육가 역할을 했다. 직원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직원 훈련 프로그램들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가족경영 회사에서 CLO의 역할은 약간 변형되었다. 가족들을 사업체 주인이 되도록 그래서 사업체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도록 훈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맥캔 사 창업주인 그렉 맥캔은 가족 경영업체들을 위한 CLO로 일하는 한편 가족기업에서 그런 역할을 맡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운슬러로 일한다. CLO의 도움으로 가족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알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때로 가족들은 계속 동업하기보다 분리를 선택하기도 한다.
“나는 항상 묻습니다. 블록버스터의 마지막 그리고 능률적인 매장 주인이 되고 싶으냐?고.”
맥캔은 말한다.
“세상이 정말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블록버스터 매장 진열을 개선하는 것으로는 될 수가 없습니다. 생각을 해야지요, ‘블록버스터에서 넥플릭스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말입니다.”
네바다, 스팍스에는 100년된 가족기업이 있다. 식수대와 비상설비들을 만드는 허스라는 회사이다. 가족 중 한 사람이 갑자기 회사를 떠나자 기업 구조를 재정비해야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가족들끼리 사업을 같이 하면서 당연히 서로가 서로를 보살폈다고 생각했습니다.”
허스의 CEO이자 사주 중 한사람의 남편인 톰 화이트가 말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의 처제이자 사주 중 한사람인 스테파니 킬로이는 회사가 잘못 경영된 게 아니라 도무지 경영이라는 게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가족들이 경영원칙을 만들어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걸로는 충분치 않고 전문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서 가족들은 맥캔을 기용했다. 맥캔이 CLO 역할을 하면서 화이트의 아내와 킬로이 자매가 다른 가족들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가족 다이내믹스와 관련된 깊은 이슈들을 건드리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기에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킬로이는 말한다.
이런 작업은 오랜 끈기를 요하곤 한다. 첫해는 특히 격앙되고 시간 낭비가 많았다고 맥캔은 말한다. 가족들이 수년간 대충 넘어갔을 이슈들에 관해 숨김없이 이야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사업을 같이 하는 가족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사안은 가족 사업체를 가족 기업체로 격상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관련 비즈니스들이나 금융 자산들을 하나로 묶거나 지분들을 분리해서 별개의 지부로 따로 사업하도록 하는 결정들이 따른다.
가장 성공하는 케이스는 보통 개인적, 직업적 성장에 대해 같이 생각해온 가족들이다. 가족들끼리 개인적으로 친밀하지 않은 경우 사업은 대개 고전한다. 사업을 굳이 같이 해서 이루려는 목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켄터키, 니촐라스빌에서 승마용 순종 말 판매사업을 하는 테일러 메이드 세일즈 에이전시(Tayor Made Sales Agency)의 던컨 테일러 사장은 동생들과 40년 이상 사업을 같이 해왔다. 맥캔을 기용해 함께 일하면서 그는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이 동생들의 일하는 방식과 잘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형으로서 항상 회의에 들어가서 한 아젠다를 밀어붙이고 밀어붙였습니다. 동생들과는 정반대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밀어붙일 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내놓고 의견들을 물었어야 했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서로가 볼 수 있게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 CLO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제 테일러 사장은 동생들의 말을 더 경청하고 질문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전에는 동생들이 내가 자신들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단지 사업을 위해서 일이 되게 하려는 것뿐이었는데 말입니다.”
이제는 동생들이 의견들을 더 잘 내놓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회의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입 다물고 있던 때와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고 조정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때였다고 그는 말한다. 자식 세대가 사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CLO의 연봉은 14만달러 수준. 가족 기업에서 일하는 경우도 보수는 비슷하다. 맥캔은 시간당 400달러를 청구한다. 그래서 프로젝트 첫해에는 보통 8만 ~ 15만 달러를 받는다. 대기업의 CLO와 가족 기업의 CLO는 역할이 다르다. 가족 구성원에 따라 사업에 개입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업체에서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단순히 지분만 가진 사람도 있으니 이들 사이를 잘 구분해서 교통정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자식 세대가 함께 회사를 경영해나갈 길을 찾거나 아니면 사이좋게 서로 분리해 나가는 길을 찾고 있다. 이때 CLO의 역할은 가장 현실적이 되는 것이다.
시계를 20년 앞으로 돌려놓고 회사가 어떤 모양을 하고 있기를 바라는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때까지 함께 하고 싶지는 않은 가족들도 있을 것이고, 같이 왕조를 이루고 싶은 가족들도 있을 수 있다. 어느 쪽이 되건 그 첫발은 전문가를 통한 학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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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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