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소재 바이오 기업 A사는 창업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벤처기업이지만 최종 목표인 신약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난관은 개발 단계마다 필요한 자금 문제다. A사 재무담당 임원은 “신약에 들어갈 후보물질을 찾아내 동물실험과 임상 1단계까지 완료했다”며 “임상 2단계로 진입한 후 3단계로 가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데 이 단계에서 자금난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투자금을 모아 겨우 버티고 있지만 주변 벤처기업 중에서는 문을 닫은 곳이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중에 부동자금은 넘쳐나지만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벤처 업계에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창업 후 3~7년에 닥치는 ‘데스밸리’에 있거나 데스밸리를 뛰어넘어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한 스케일업 기업들이 제때 자금 공급을 받지 못해 사업을 접거나 폐업을 고민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벤처투자시장에서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부 자금이 초기 창업에 쏠리면서 시중 유동자금도 덩달아 갈 길을 잃은 데 따른 것이다.
지난 3일 한국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집행된 전체 벤처투자에서 창업 후 7년을 초과한 후기 기업의 투자비중은 24.8%로 3년 이내 창업기업의 투자비중(42.6%)에 크게 못 미친다. 창업 중기(3~7년)에 대한 투자비중은 32.6%로 후기 기업보다 높다.
애초에 정책 방향이 창업 초기 기업에 맞춰져 있다 보니 매년 2조~3조원의 벤처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시중에 1,100조원이 넘는 자금이 떠돌아도 기업들의 자금난은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
서민우·이수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