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셜리는 태중에 있는 딸이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딸이 태어난 날 엄마는 출산 쇼크로 말미암아 혼수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식물인간이 된 엄마는 딸을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다. 곧 끊어질 것 같은 미약한 숨소리와 느릿느릿 움직이는 심장박동만이 그녀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병원으로부터 아내의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말을 듣게 된 남편은 태어난 딸과 엄마가 만날 수 있도록 병원을 찾았다. 남편 제레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린 딸을 데리고 아내가 입원해있는 중환자실을 찾아갔다.

그리고 누워있는 엄마의 품 안에 조심스럽게 딸을 안기는 순간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다. 셸리의 호흡과 심장박동이 갑자기 치솟아 오르면서 그녀가 점점 깨어나기 시작했다. 엄마와 아기의 유대관계가 얼마나 끈끈한지를 잘 나타내주는 참으로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남겨두고 있었던 셸리는 일주일 후 완전히 의식을 되찾게 되었고 자신의 손으로 딸을 안을 수 있었다. 엄마는 완전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딸은 현재 5살을 맞이하고 있다 한다.

자녀를 향한 엄마의 사랑은 인간사회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산모는 한 아이를 잉태하여 그 아이를 출산할 때까지 다섯 말에 해당하는 자신의 피를 먹여 키운다는 말이 있다. 엄마는 자신의 생명과 다름없는 피를 먹여서 뱃속에 있는 어린 생명을 키워낸다는 말이다.

모성애로 이름 지어진 이와 같은 사랑은 고귀함과 위엄과 영원함으로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숨이 멎어가는 순간까지도 딸을 놓지 않았던 엄마의 사랑이 결국 사경을 헤매던 자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사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사랑이란 고도로 발달한 현대의 문명을 총동원한다 할지라도 도저히 알아낼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랑은 인류가 자랑하는 과학이나 인간의 이성 같은 것으로는 감히 측정해볼 수 없는 어떤 탁월한 힘을 가지고 있다. 앞의 엄마와 아기 관계에서 볼 수 있듯이 기적이라는 말로도 담아낼 수 없는 위대한 능력이 사랑 속에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은 분명 기적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는데 순결하고 꾸밈이 없을수록 존귀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오늘날 너무 쉽고 무책임하며 싸구려로 이루어지는 이기적인 사랑들을 경계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에겐가 받기만을 기대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명까지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엄마가 어린아이를 생각하는 모성애와 같이 고귀한 사랑으로 이웃을 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적은 진정이 담긴 사랑을 통해서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임지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