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새해가 되면 1903년 1월 시작된 미주 한인이민역사는 116년을 맞는다. 그 초기 이민사를 보여주는 귀한 유물과 사료들이 오랜 세월 방치되어 있다가 이번에 디지털 보존 작업을 마쳤다. 미주한인사회의 소중한 역사를 기록으로 보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보존 작업을 마친 유물들은 우연히 발견되었다. 대한인국민회 총회관 복원 공사 중이던 지난 2003년 8월 다락방에서 이민 선조들의 정착 역사와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운동에 기여한 세세한 기록과 유물들이 대량 발견되었다.
장인환, 전명운 의사 재판 지원서류 및 모금 내역, 3.1운동 후 외교 및 재정 관련 문건, 상해 임시정부 주요 공문, 1900년대 초기 태극기, 독립운동 자금 입금대장, 기미독립 선언문 동판 등 듣기만 해도 가슴 뛰는 역사적 자료들이다. 이들 자료를 지난 2년 USC 동아시아 박물관이 위탁 보관하면서 총 1만 8,000여점의 특수약품 처리 및 디지털 스캔작업을 완료했다. 이들 유물이 내년 3.1 만세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라니 더욱 반가운 일이다.
이번 유물 및 사료 보존은 몇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역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이다. 1세대 이민으로 정착에 전념하면서 이민역사까지 돌아볼 여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2세, 3세들이 성장해 자리를 잡을 만큼 한인사회가 성장했다. 우리의 역사를 발굴하고 보존하는데 적극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둘째, 연구 자료로서의 중요성이다. 미국에서 한인이민사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고 있는 한편, 한국에서도 독립운동 관련 미주한인들의 역할이 점차 조명을 받고 있다. 생생한 유물과 사료들이 기록으로 보존되었으니 두고두고 연구에 활용될 것이다.
대한인국민회 유물들이 남가주에 보관되지 못하고 한국의 독립기념관으로 일단 이송된다는 사실은 아쉽다. 하지만 취급과 보존이 까다로운 유물과 사료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한국의 전문적 시설 활용이 현실적이다. 한인사회가 힘을 합쳐 수장고를 마련, 우리의 유물을 되찾아 오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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