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대표들이 한자리에 서니 보기 좋네.”
지난 15일 한인타운내 옥스포드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LA 한인상공회의소(이하 상의) 1월 정기이사회에서 나온 반응이다.
한인 경제계에서 동종업계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경제인사들이 LA한인상공회의 이사 자격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신임이사 선서식에서 LA 한인 여행업계의 대표격인 삼호관광의 신영임 부사장과 아주투어의 박평식 대표가 함께 자리했다. 상의 신임이사 자격으로 선 신 부사장과 박 대표의 표정에는 라이벌 간의 긴장감은 온데간데 없고 새내기 이사의 긴장된 모습만이 보였다. 업계에서 함께 자리하기 힘든 두 업체 대표가 상의 이사라는 동등한 자격으로 선서를 하는 모습은 근래에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한인 의료계의 라이벌도 상의에서 한솥밥을 먹는 상황이 벌어졌다. 신임이사 선서식에 이어진 이사 후보자에 대한 심의 투표에서 서울메디칼그룹(SMG)의 차민영(내과전문의) 회장이 김지나(어드미션 매스터스 컨설팅 그룹)씨와 임문규씨 등과 함께 통과했다. 이로써 차민영 회장은 이미 상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미메디컬그룹(KAMG)의 박태호(내과전문의) 회장과 상의 이사 함께 활동하게 됐다. 업계의 라이벌이 상의에선 이사로 마주하게 된 셈이다.
경제계 라이벌이 상의 이사로 활동하는 것과 관련해 회장단의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상의 이사진에 참여하려는 한인 경제계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쟁업체 대표의 이사 선임 문제와 관련해 현직 이사인 경쟁업체 대표에게 사전 통보했을 때 모두 흔쾌히 허락했다는 후문이다.
라이벌을 맞게 된 한 이사는 “상의 이사로 함께 활동하면서 협력관계를 만들어 유지하려는 마음으로 대할 생각”이라며 “동종업계가 공존하는데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은 상의로 넘어왔다. 경쟁 관계에 있는 이사들을 품고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과 지원활동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오월동주. 원수 사이인 중국의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함께 탄 배가 풍랑을 맞게 되자 서로 합심하고 도와 난관을 극복했다는 것에서 유래한 고사성어. 150명 이사 시대를 맞는 상의에 꼭 맞는 말이다. 하기환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의 ‘포용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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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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