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 꽃이 지지 않는 곳. 내가 사는 버클리는 늘 ‘날씨천국’이다. 미국의 타 지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의 연속이다. 오죽하면 그 흔한 ‘에어컨’ 하나 없을까. 선풍기 없이도 그럭저럭 여름을 지낼 수 있다 하면 믿어질까.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주말부터 연일 폭염이 이어지더니 6월에 더워야 80도이던 기온이 90도를 넘겼다.
90도를 훌쩍 넘긴 날씨는 밤까지 이어졌다. 옷장을 열심히 뒤져 미국생활 8년 동안 한 번도 꺼내 입지 않았던 여름옷들까지 한자리에 총집합시켰다. 우리 집에 단 하나뿐인 박스 속 선풍기를 꺼내어 이리저리 옮기며 이 더위에 집 안 어디가 더 시원할까 동분서주. 평소 먹지 않던 아이스크림을 찾았고, 시원한 수박 한 통이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그러다가 80도 정도로 떨어진 날, 무서운 폭염 뒤라 그랬는지 견딜 만했고, 심지어 “시원하다, 어제보다 시원해서 다행이다” 하며 감사의 마음마저 가지게 되었다. 평소 같으면 더위에 짜증을 부렸을 텐데 말이다.
누군가 present(현재)가 present(선물)라 했다. 날마다 내게 주어지는 ‘오늘’이 ‘선물’인데 난 감사보다는 불평일 때가 많고, 나에게 주어진 것은 망각한 채 더 가지지 못하고 성취하지 못해 좌절했고 조바심쳤다. ‘오늘’이 ‘선물’이었음을 깨닫는 열쇠는 ‘감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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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원 /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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