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오이어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긱(Gig) 노동자는 언제나 있었습니다. 단지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으로 긱 일자리를 찾기가 이전보다 쉬워졌을 뿐입니다.”
지난 5월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만난 폴오이어(사진)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노동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긱 경제’를 연구하는 노동경제학자다. 그는 긱 노동자의 행동을 연구하기 위해 직접 ‘우버 기사’가 돼 50여차례나 운행했다.
우버 운전을 통해 오이어 교수가 배운건 이 직업이 단순해 보여도 운전자의 경험과 행동에 따라 수입이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운행 초기에 승객을 태우기 위해 무작정 달리다 길을 잘못 들어서 승객을 놓치고 말았지요. 2주 뒤 경기가 있는 날에는 주변 도로를 조사하고 우버 기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각종 정보를 얻은 뒤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죠.”
이는 우버 운행자들의 수익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이유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됐다. 오이어 교수는 “긱 경제를 이끄는 알고리즘이 중립적이더라도 그 결과는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긱 노동이 우버 같은 기업만 살찌우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해 빈부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많지만, 오이어 교수는 “긱 경제 속 격차는 빈부 격차의 축소판일 뿐”이라며 원인과 현상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거시적으로 볼 때 긱 경제는 부의 재분배에 기여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지금은 미국 경제가 호황이라 긱 노동자들이 ‘유연한 고용’의 혜택을 즐길 수 있지만, 불황으로 일거리 자체가 줄어드는 시기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경제가 나빠지면 긱 노동으로 버는 부수입이 일종의 ‘대안적 사회 안전망’처럼 작용할 순 있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나빠지기 전에 긱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구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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