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무역전쟁 이어 일본 ‘백색국가’ 제외 안정자산 선호 자극 2년 반만에 최고치

2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9.5원 오른 달러당 1,198.0원에 마감했다. [연합]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며 2년7개월 만에 최고치로 마감됐다. 격화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등 악재가 엎친데 덮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9.5원 오른 1,198.0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1,208.3원에 거래를 마감했던 2017년 1월9일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7.5원 오른 1,196.0원으로 출발했다. 일본이 한국을 수출우대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각의는 이날 오전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했다.
이후 안정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엔화와 스위스프랑이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오전 한때 1,191.6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환율은 오후 2시쯤 달러당 1,197.0원에 거래되며 기존 장중 연고점인 1,196.5원(5월22일)을 넘어섰고 장 마감 직전 상승폭이 커졌다.
원이 달러 대비 약세로 본격적으로 전환하면서 미주 한인사회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당장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을 할 경우 상당한 환율 손실을 보게된다. 유학생 등 자녀가 있는 미국으로 송금하는 부모들의 부담이 한층 늘게 됐다. 또한 원화 약세로 미국 등 해외로 여행하는 관광객들의 부담이 늘면서 미국발 한국 여행객 수도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미국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하거나, 달러로 미국에서 한국을 가는 한인들은 한결 부담이 줄고 있다.
원화 약세는 한국기업의 해외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주는 효과도 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식품 등 각종 제품도 가격 상승 압박에서 벗어나 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한국 외환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고, 그 때문에 시장 분위기가 안전자산으로 돌아서며 엔화와 스위스프랑이 강세를 보였다”며 “달러는 약세를 보였지만 신흥국 통화 대비 안전자산은 달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됐다는 것을 반영해 당사자인 중국의 위안화와 중국 경제에 의존도 높은 원화 통화의 약세 압력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한일 갈등이 겹쳐 원화의 약세폭이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컸다.
시장에서는 이달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 한국의 피해가 불가피하고, 수출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며 환율 상승 재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내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8월 원·달러 환율은 1,170~1,210원 선이 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탓에 원화에 대한 시장의 태도가 우호적이지 않고 수출 경기 회복 지연 전망이 확신으로 바뀌며 1,200원 상회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1월11일(장중 고가 1202.0원)이 마지막이었다.
관계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넘어서면 당국에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국이 환율 개입을 하면 달러를 사던 외국계가 차익실현을 위해 물량을 내놓으며 8월 말로 갈수록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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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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