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 정치사에 새 지평이 열렸다. 한인 최대 밀집지역인 LA 시의회에 두 번째 한인 시의원이 탄생한 것이다.
3년전 데이빗 류 시의원이 한인 최초로 시의회에 입성한 데 이은 놀라운 쾌거이며, 미주이민 116년 만에 이룬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의 열매다.
13일 열린 12지구 시의원 보궐선거에서 존 이 후보는 초접전을 벌여온 상대 로레인 런퀴스트 후보를 상당한 표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미국 제2의 도시인 LA 시의회에 두명의 한인 시의원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한인들의 단합된 투표와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총 15명의 시의원 중 2명이 한인이라는 사실은 놀랍고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1850년 LA 시의회가 출범한 이래 아시안 시의원은 1985~1993년에 13지구 시의원을 지낸 마이클 우 한사람뿐이었다. 그때 이후 중국계나 일본계, 다른 어느 아시안 커뮤니티에서도 내지 못한 시의원을 한인사회가 2명이나 배출한 것이다.
한인 시의원 2명 시대의 개막은 한인 커뮤니티를 넘어서 아시안 커뮤니티 전체의 크나큰 경사라 할 수 있다. 미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아시안이 거주하는 도시이니만큼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LA 시의회에서 아시안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크다.
이제 선거는 끝났고, 존 이 당선자는 전심전력하여 선거 캠페인에 쏟았던 힘과 에너지를 주민들의 권익을 위한 공명정대한 시정에 쏟아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그의 앞에는 무거운 현안들이 놓여있고, 캠페인에서 약속했던 공약들도 성실하게 지켜야할 의무가 있다.
앨리소 캐년 개스유출 보상안 마련과 노숙자 문제는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현안이다. 또 캠페인에서 내걸었던 지역구 자영업자들을 위한 세제혜택, 치안과 교통 개선 등 공약의 실천을 주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15년간 지역사회에서 일해온 풍부한 경험을 살려 12지구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시의원이 되어줄 것을 당부한다.
또한 오늘의 감격과 감사, 겸손한 자세를 잊지 말고 초심을 지키는 정치인이 되기 바란다. 한인사회의 아낌없는 지원과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당선에 큰 힘이 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선거구 재조정 등 한인사회의 요구를 주류사회에 전하고, 한인 차세대 리더 육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던 약속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존 이 당선자가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인, 신뢰와 존경을 받는 정치인으로 크게 성장해가기를 바란다. 그런 한편 한인들이 명심할 것은 그는 한인커뮤니티가 아니라 12지구 시의원이라는 사실이다. 사소한 민원이나 청탁 하나가 꼬투리 잡혀 정치생명이 흔들리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성숙한 자세로 응원하는 태도를 유지해야겠다. 그럼으로써 한인 시의원들이 정계에서 입지를 다지고 더 큰 정치인으로 나아가며 제3, 제4의 시의원이 계속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겠다.
한인 정치사의 새로운 장을 열고, 한인 정치력을 또 한 단계 끌어올린 이 후보에게 힘찬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한인사회의 자랑인 두 시의원을 향한 당부도 함께 전한다. 공화당인 존 이 당선자와 민주당인 데이빗 류 시의원은 모쪼록 당파를 초월해 협력하여 커뮤니티의 현안과 이슈를 챙기고 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약자가 소외되지 않는 시정을 이끌어가기를 당부한다. 그리하여 LA 시의회에서 새 역사를 창조하는 시의원들이 되어주기를, 한인커뮤니티에 긍지를 안겨주는 시의원들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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