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어떤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하고 TV의 약 광고를 본다면 지구는 아픈 사람들만 사는 곳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복통에는 이런 약, 두통에는 저런 약, 근육통과 월경통에는 무슨 약 등 음악까지 곁들어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의학에서는 아픔을 통증이라고 하여 병의 증세로 간주하고, 그 아픔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갖는다. 만일 사람에게 아픔을 느끼는 감각이 없다면 많은 사람이 죽을병에 걸리고도 모른 채 다닐 것이며, 의술의 기준도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는 남의 아픈 것을 대신 느낄 수 없다. 아픔은 주관적이고 사적인 체험이다. 그래서 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아프다”라는 표현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려면 아픈 행위를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간은 몸만 지니고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지니고 사는 존재이다. 따라서 아픔은 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해당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처럼 잘사는 사람들 틈에서 잘살지 못하는 사람은 마음의 아픔을 느끼며 산다. 서로 미워하는 관계를 가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아픔을 줄 수 있다.
가족의 갑작스런 사망,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이 식었을 때 우리는 견디기 어려운 아픔을 느낀다.
물속의 상어는 7분 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질식해 죽는다고 한다. 아픈 사람은 아플수록 몸을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높은 탄식과 아픈 소리를 울려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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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 은퇴 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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