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 공격적 확장, 타 아시안계 진출 증가에 한인 리커업주 지속 줄어
▶ 갈수록 협회 위상 축소 “똘똘 뭉쳐 공생 길 모색”

한인 대표업종으로 여겨졌던 리커스토어 업계에 중동과 아시안계 등 타인종 진출이 늘어나면서 한인 업주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AP]
“남아 있는 회원사들이 단합하고 협력하는 수밖에 없다.”
가주한미식품상협회(KAGRO) 존 이 회장의 말 한 마디에 절박함이 묻어나고 있다. 회원사들이 매년 줄어가는 상황에서 KAGRO가 손쓸 일이 별로 없다는 데서 나오는 절박함이다.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이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는 경쟁 구도 속에서 한인 리커스토어 자리에 소수 아시안계 인종들이 업주로 진출하면서 과거 한인들의 대표 업종이었던 리커스토어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회원사 감소 현상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1982년 설립된 KAGRO는 최대 규모였던 1994~95년에는 4,500여곳의 회원사를 거느릴 만큼 막강한 조직력을 갖고 2006년까지 한인 경제단체 중 영향력이 큰 단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이후 회원사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KAGRO 사무국에 따르면 현재 LA와 오렌지카운티를 비롯해 지역 챕터가 6개에 등록 회원사는 1,700개다. 5년 전인 2014년 8월 2,300개와 비교하면 상당수가 줄어든 상황이다.
KAGRO 사무국에 따르면 매년 평균 5% 안팎으로 회원사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는 리커스토어 업계로 소수 아시안계 인종들의 진출이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4년 전부터 사우스 LA를 필두로 다운타운, 토랜스, 오렌지카운티 등 한인들이 활발히 리커스토어를 운영해온 지역에서 중동 및 인도를 비롯해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등 아시안 소수 인종들이 한인을 대신해 업주로 진출해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과거 유대인들이 주도하던 리커스토어 업계를 한인 이민 1세들이 이어받아 오랫동안 한인들의 주요 비즈니스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한인들이 떠나간 자리를 타인종들이 채우고 있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리커스토어 운영 자체가 힘들고 위험한 소위 ‘3D’업종이라는 업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업 자체가 쉽지 않다 보니 매상이 10만달러 이상으로 규모가 크지 않는 한 2세들에게 승계하는 일이 극히 드물고 한인 1세들이 은퇴와 동시에 리커스토어를 타인종들에게 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사우스 LA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한 한인 업주는 “고생은 내 대에서 그치게 하고 자식들은 주류 사회로 진출하기를 바라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라며 “경쟁도 심해지고 법적 소송도 많고 종업원 구하기 어려워져 임자만 나타나면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캘리포니아에만 1,800여개에 달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공격적인 확장이 더해져 한인 리커스토어 감소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인들의 리커스토어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매매가도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는 “월 5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리커스토어 매매가가 과거 40만달러까지 호가한 데 반해 현재는 월 매출의 5~6배 정도에 거래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회원사 감소에 대해 KAGRO가 나서서 해야 할 것이 많지 않다는데 협회의 고민이 있다.
KAGRO 존 이 회장은 “회원사 감소 현상에 근본적인 대안은 없지만 각 챕터장들과 수시로 대화하면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주요 벤더들과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협회를 중심으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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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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