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 좀 비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보더라인이 넘고, 높은 혈압 낮추기에 적절한 처방 약재들 다 용법대로 꼭 복용했어야지, 빠트리면 어떡합니까?”
진료실 의자에 앉은 후 적어온 약물 목록과 데이터를 번갈아 비교하던 내과 주치의가, 누락된 한 품목을 지적하면서 환자를 나무랐다. 묻지도 않은 병력을 속사포 쏘듯이 나열하면서, 향후 병세가 악화되면 그건 전적으로 소홀했던 환자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기세가 그의 눈빛에 나타났다.
먹고 있는데 다만 빠트려 적은 것뿐이라는 변명을 듣고서야 그 노도를 낮췄지만, 50여초동안 환자는 쉴 새 없이 질책당해야만 했다. 만약에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한 갖가지 약물 복용 중에 생체 반응이 이상을 나타낸다거나 생소한 느낌을 경험했다면 그 소견을 즉시 의사에게 문의할 수도 있는 개연성을 의사가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상호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질병이 생기면 의사를 만나서 문진하고 진료 받는 요즈음의 시스템에서 인간 사이의 정서가 배제된 채 로봇 식의 외래 요법만을 반복하는 진료 태도가 안타깝다. 의술이 획기적으로 발달한 만큼 인술의 향기가 도처에서 발산하길 기대한다.
<한 샘 / 놀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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