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이 ‘홈런 치는 투수’ 대열에 합류하며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로 펼쳐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의 3구째를 통타,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수확한 첫 번째 홈런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 해였던 2013년에도 타율 0.207를 기록하는 등 타격에 재능을 드러냈다. 하지만 ‘Ryu’라는 라스트네임과 그가 타격 훈련에서 보여준 만만치 않은 타격 능력 덕에 ‘베이브 류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첫 홈런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는데 마침내 빅리그 진출 7년 만에 갈증을 풀었다.

한국인 투수의 메이저리그 홈런으로는 역대 세 번째였다. 한국인 투수로 최초로 빅리그 홈런을 날린 박찬호도 데뷔 7번째 시즌 만에 첫 손맛을 봤다. 199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박찬호는 LA 다저스 소속이던 2000년 8월24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에서 상대 선발 하비어 바스케스에게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빅리그에서 통산 3개의 아치를 남겼다.

백차승도 홈런을 때려냈다. 백차승은 2008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며 1홈런을 기록했다.

현역 투수 중 단연 돋보이는 ‘슬러거’는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류현진과 같은 좌투우타인 범가너는 200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통산 18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2014년에 4개, 2015년 5개의 홈런을 친 범가너는 2016년과 2017년엔 각 3개씩의 홈런을 때렸다. 올해는 홈런이 1개밖에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홈런은 지난 4월2일 다저스전에서 선발 등판한 류현진에게 빼앗은 것이다.

현역투수 홈런랭킹 2위는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10홈런을 수확했다. 한때 류현진과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잭 그레인키(휴스턴 애스트로스)도 통산 9개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류현진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도 만만치 않다. 올해만 2차례 담장을 넘기는 등 6시즌 동안 통산 3홈런을 기록 중이다. 류현진의 팀 동료인 클레이튼 커쇼는 2013년 때려낸 홈런 1개가 유일한 기록이다.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중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은 웨스 페럴이 가지고 있다. 페럴은 1927년부터 1941년까지 빅리그에서 뛰며 통산 38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 중 1개는 대타로 나와 때린 홈런이었다. 투수의 단일 시즌 최다 홈런도 그의 몫이다. 페럴은 1931년 9개의 대포를 터뜨렸다.

투수로 통산 511승(315패)을 거둔 사이 영은 타석에서도 18홈런을 터뜨렸다. 역대 투수 홈런 순위에서 범가너와 함께 공동 14위에 올라있다.

한편 올해 다저스의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해 승리를 따냈던 류현진은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승리를 따내며 올해 팀의 첫 승과 100승을 모두 견인해냈다. 류현진의 다음 홈 등판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경기로 다음달 4일 벌어지는 2차전 선발등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2.41(13승5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류현진은 다저스테디엄 홈구장에선 14번의 선발등판에서 10승1패, 평균자책점 1.93의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