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가주의 고등학교 카페테리아. K팝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한식 도시락이 등장하자 학생들이 몰려들고 순식간에 900개의 도시락이 동이 났다. 1년전 팔로스 버디스의 2개 고교에서도, 바로 최근 LA 고교와 라미라다 고교에서도 같은 현상이 되풀이됐다.
부촌, 중산층 지역, 도심지를 가리지 않고 타인종 학생들이 한식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이삼십년 전, 한인 부모들이 자녀에게 ‘냄새나는 한식’ 도시락을 싸주지 못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상전벽해와 같은 일이다.
이달 초 LA 다운타운의 셰라톤 호텔에서 열린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KCLA)의 회장취임식 만찬에서도 스테이크 대신 한식이 서브됐다. 약 40명의 판사를 비롯해 300명이 넘는 주류 법조계 인사들이 참석한 이날 디너에서 테이블마다 놓인 김치와 매실장아찌, 애피타이저로 서브된 각종 전과 나물, 갈비찜 메인디시는 모두 깨끗하게 비워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 한식의 인기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미서부 한식세계화협회와 한국어 진흥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남가주 공립학교 한식도시락 제공사업은 대상이 틴에이저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어릴 때 입맛이 평생 간다는 말도 있으니만큼 미래의 주역인 Z세대에게 학창시절 도시락을 통해 한식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려는 시도는 중요하다.
미국에서 현재 일고 있는 한식의 인기는 K-팝, K-뷰티, 한글처럼 글로벌 한류와 함께 자연 발생한 현상이다. 2세 셰프들의 다양한 한식메뉴도 크게 기여했고, 요즘은 유튜브 ‘먹방’에 심취한 타인종이 적지 않아 마켓에 가보면 타인종 고객이 날로 늘어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LA지사도 3년전부터 칼스테이트LA와 유타대학에서 다양한 K-푸드 홍보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LA지사 역시 한국관광설명회에서는 반드시 한식 시연 및 시식행사를 여는 등 한국문화 홍보에서 이제 한식소개는 필수가 돼있다.
맛있고 건강식인 한식은 글로벌 마켓에서 성장할 잠재력이 풍부하다. 10년전 한국정부가 추진했던 것처럼 인위적인 한식세계화 사업이 아니라 한류의 흐름을 읽고 함께 가는 지혜로운 접근과 육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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