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출연해 사건 당시 증언… “엄청난 양 총탄 쏟아졌다”
▶ 폭스뉴스 “FBI, 멕시코 수사당국 지원하기로”

[AP=연합뉴스]
"엄마가 내게 한 마지막 말은 '엎드려!'(Get down)였어요. 그리고는 끝내…"
지난 4일 미국 국경과 접한 멕시코 북부 비포장도로에서 일어난 멕시코 마약 카르텔 총격 사건 당시 극적으로 생존한 13세 소년 데빈 랭퍼드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끔찍했던 공포의 순간을 증언했다.
랭퍼드는 11일 아침 아빠와 함께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GMA)에 나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에서 소노라주 라모라로 향하던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3대는 매복한 카르텔 조직원들의 무차별 총격을 받았다.
모르몬교 신도인 가족 구성원 중 여성 3명과 아동 6명 등 모두 9명이 숨졌고 8명이 생존해 구조됐다.
랭퍼드는 생존자 8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수풀 더미 속으로 몸을 숨긴 뒤 약 20㎞를 6시간 동안 걸어서 라모라 마을 주민들에게 총격 사건을 알렸다.
랭퍼드는 "그들이 무작정 차에다 대고 한 다발의 총탄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매우 빠른 속도로 우리를 겨냥했다. 정말 몸서리 처졌고 엄청난 양의 총탄이 쏟아졌다"라고 총격 순간을 기억했다.
"총탄이 한바탕 쏟아지고 나서 엄마가 내게 '엎드려'라고 소리쳤어요. 엄마는 뭔가 기도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시동을 다시 걸려고 했는데 걸리지 않았어요. 그리고는 끝내…"
랭퍼드의 엄마 도나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랭퍼드의 동생인 11살 트레버와 2살배기 로건도 희생됐다.
랭퍼드는 "엄마는 끝까지 애들을 지키려 했는데, 무척이나 용감했는데"라며 울먹였다.
멕시코 후아레스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로 알려진 총격범들은 아이들이 기어서 수풀 더미로 도망친 뒤 현장을 떠났다.
랭퍼드의 아빠는 아들 데빈이 더 어린 아이들을 총격으로부터 구해낸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내 삶이 송두리째 뒤엎어진 것 같다. 아내와 두 아이를 잃었다. 하지만, 남은 가족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주해 새 삶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로 불리는 모르몬교의 일부다처제 폐지 이후 멕시코 소노라주 외딴 마을로 이주해온 미국 출신 모르몬교 가족들은 카르텔 총격 사건 이후 줄지어 미 애리조나주로 다시 넘어왔다.
지난 주말 100여 명이 애리조나주 더글러스 국경검문소를 통과했으며, 나머지 200여 명도 조만간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멕시코 군경 수사당국은 후아레스 카르텔 조직원들이 모르몬교 가족의 SUV 행렬을 경쟁조직원들로 오인해 총격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용의자 한 명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 사건 수사를 위해 멕시코 수사 당국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폭스뉴스가 11일 보도했다.
FBI는 성명에서 "우리는 멕시코 정부의 요청에 따라 최근 발생한 미국 민간인 공격 사건에 대한 조사에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우리의 해외 파트너 기관들과 협력해 잔악한 폭력 행위를 응징하고 정의를 되찾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애초 FBI는 사건 발생 직후 멕시코 측에 지원을 제의했으나 멕시코 정부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을 보고받고 "마약 카르텔에 대한 전쟁을 벌여 그들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에 대해 감사하다는 통화를 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사건을 다루는데 외국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미국 측 지원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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