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공자의 가르침 중에 사람의 바람직한 성품과 행위를 가리키는 유명한 두 마디가 있다면 상선약수와 중용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노자는 자연의 순리를 도라고 가르쳤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삶이 행복한 삶이요, 순리를 행하는 정치를 가장 좋은 정치로 생각했다.
이 단순한 이치를 설명하기 위해 자주 사용한 예가 물이다. 물은 모든 것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는다. 항상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이리 저리 갈라져 흐르지만 결국에는 강을 이루고 마침내 모든 것을 포용하는 큰 바다를 이룬다. 이런 물의 성질에서 노자는 도의 큰 뜻을 깨닫고 이를 상선약수(上善若水)로 표현했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의 삶이 물과 같을 수 있을까? 높은 곳에서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를 수 있을까? 오만과 편견으로 채워진 우리의 의식과 행위가 과연 자신을 낮추고 항상 겸손하게 이웃을 대할 수 있을까? 정치와 경제와 이념의 작은 견해 차이가 이웃과 친구, 심지어 형제를 가르는 분위기 속에서 노자의 가르침은 낡은 빈 말이 아닐까? 경쟁사회 속에서 물처럼 살다가는 실패자로 매장당하는 것은 아닐까?
노자의 가르침과는 먼 거리에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이요, 우리가 사는 사회는 큰 바다는 커녕 한 강물도 이루지 못하고 분열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의 분위기가 어두울수록, 분열과 갈등이 심해질수록, 상선약수의 가르침이 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갑헌/맨체스터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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