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도 지나고 오늘은 미국 최대 샤핑 행사로도 불리는 블랙 프라이데이이다. 바야흐로 연말 샤핑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할러데이 샤핑시즌은 추수감사절(올해는 11월28일)에 막이 올라 바로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11월29일), 오는 월요일 사이버 먼데이(12월2일)로 이어지고 크리스마스에 절정을 이룬다.
그런데 올해는 작은 문제 아닌 문제가 하나 생겼다. 연말 샤핑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추수감사절은 법적으로 특정 날자가 아닌 매년 마지막 목요일로 지정돼 있어 이르면 11월22일, 늦으면 11월 28일 사이에 돌아오는데 올해는 28일로 가장 늦게 온 것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샤핑기간이 줄어 매출과도 직결돼 있기 때문에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은 11월 22일이었다.
연방 중소기업청(SBA)은 추수감사절 이후 첫 토요일(올해는 11월 30일)을 ‘스몰 비즈니스 세터데이’로 지정하고 이날 하루라도 동네 가게와 상권을 이용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대통령은 매년 이날 백악관 인근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면서 상징적으로 동네 상권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미국 대통령은 ‘전국 스몰 비즈니스 위크’ 선포를 통해 스몰 비즈니스 유지와 확장의 중요성을 알리고 고용창출과 매출 증대를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중소기업들을 시상하는 행사 등을 갖고 있다. 1963년부터 시작된 스몰 비즈니스 위크는 올해는 지난 5월5일부터 5월11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렸으며 내년에는 5월3일부터 5월9일까지로 지정됐다.
아마존과 월마트, 메이시스 등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아직 미국인 절반은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거나 여기서 일하고 있다. 또 스몰 비즈니스는 매년 미국에서 신규 창출되는 일자리의 3분의2를 책임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지역 스몰 비즈니스에서 지출되는 1달러의 경제 효과는 1.17달러나 된다. 소비한 이상으로 지역 경제가 효과를 보는 것이다.
멀리가지 않고 LA 한인타운만 봐도 우리 형제자매들이 오늘도 힘겹게 가게들을 운영하고 있다. 기자도 10여년 전 아내와 함께 수 년간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해봤지만 캘리포니아 주는 렌트와 인건비, 종업원 상해보험 등 사업 경비가 전국에서 제일 높은 곳이다. 그만큼 사업을 하기 힘든 곳이 캘리포니아이기도 하다.
요즘 한인 사업주들을 만나보면 10명 중 9명은 ‘사업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한다. 매출이 늘기는 커녕 오히려 줄고 있는데 각종 사업비용은 오르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인타운 업소들은 연말 샤핑 경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소매업소들에게 연말 샤핑시즌은 1년 매출의 적게는 4분의 1에서 많게는 3분의 1까지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소매업소들은 이때 많이 벌어놔야 내년 봄, 여름까지 버틸 수 있다.
그래서 많은 한인 업소들은 돈을 빌려서라도 물건을 가득 사들여놓고 연중 최대 할인세일과 공짜선물 증정, 경품잔치 등의 다양한 마케팅·판촉활동을 통해 연말대목 고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인타운 상가에 한동안 가보지 않았다면 올 연말 샤핑 기간에는 주말 하루라도 시간을 내서 가족과 함께 샤핑을 해보자. 주류 상가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품질 좋은 물건들을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샤핑을 하다가 피곤해지면 한인 식당과 카페에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자.
기자도 지난 주말 가족과 한인타운을 방문, 연말 샤핑을 하고 마켓에서 장도 보고 식사도 하며 좋은 시간을 가졌다. 역시 샤핑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입어보고 사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꼈다.
본보도 지난 주에 연례 ‘연말 샤핑가이드’ 특집 섹션을 발간, 우리 한인타운 업소 홍보에 힘을 보탰다. 우리 모두 한인 상권을 애용할 때 업주들에게는 희망과 기쁨이 되고, 한인타운 경제를 지탱하는 한인 상권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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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부국장·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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